마치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본보기를 보이려는 듯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운'을 적대시켰다.
노령의 기사에게 불운을 체험시킨 것이다.
[당신도]
" ......!?"
다음으로 지목된 젊은 기사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
[배우자나 혈연관계에 있는 ...... 또는 그와 비슷한 사람이 있습니까?]
"............"
대답하지 않고 떨면서 그저 표적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이 행위는 의미가 없다. 이때에는 이미 <불운>이 그에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심각한 불운'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네, 네노오오오옴!!!!!!!!"
젊은 기사는 눈물을 흘리며 검을 들고 달려갔다.
하늘에 떠 있는 마파엘에게 복수심에 사로잡혀 검과 방패를 던졌다. 그것은 한심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무의미한 모습이었다.
"개 같은ㅡㅡ"
곧이어 눈도 돌리지 않은 채, 하얀 물줄기가 불쌍한 기사를 하늘로 보냈다. 그야말로 천사의 자비다.
[당신은 어떻지요?]
"읏......그, 그만해."
천사를 해칠 수는 없다. 복수조차 할 수 없고, 소중한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불운을 당할 뿐.
기사들은 분명히 마파엘을 두려워하고, 좌절하여 물러섰다. 자신과 동료의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결말이 설마 전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 당신은 어떻습니까?]
"............"
마파엘의 질문은,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오스왈드에게도 던져졌다.
진심으로 가족에 대한 피해를 두려워하는 것은 오스왈드도 마찬가지였다.
집을 떠난 오스왈드에게도 가족이 한 명 있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금도 왕도에서 일상을 보내는 아버지가 있다.
"............ 이미 권능을 사용했어요?"
[아니요, 부인합니다. 신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감소는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천사의 대답은 틀림없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사실을 알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사람과 할아버지를 존경합니다. 그분들은 제게 대체할 수 없는 분들입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네요]
아직 살아계실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하고, 각오를 다지며 활을 당긴다.
그의 눈에서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으로 보아, 아버지에 대한 불운을 이해한 후의 행동임을 알 수 있다.
"읏............"
"............"
그 모습은 기사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며, 그 심정을 감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승산이 있었다면 검을 들었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쿠토가 없는 이상, 천사를 해칠 수 있는 수단이 이 자리에는 없다. 맞설 이유가 없다. 맞설 이점이 없다.
"죽을 각오를 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설마 아버지가 휘말릴 줄은 ......!"
[그건, 어째서죠]
"그들이라면 ...... 누구보다 앞장서서 약자를 보호해 온 그들이라면, 여기서 당신에게 굴복하는 저를 꾸짖을 겁니다."
[당신은 저를 이길 수 없습니다]
"설령 그렇다 해도, 몇 초 동안은 발목이 잡히겠지. 나는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가족애 때문에 당신을 놓치고, 그 몇 초 때문에 다른 백성이 죽는다면 ............ 나는 내일의 나에게 가슴을 펼 수 없어."
무엇보다, 아버지 제랄드는 자신을 감싼 것에 분노할 것이다.
오스왈드는 흐르는 눈물도 그대로인 놔둔 채, 눈동자에 마법을 띄웠다.
누구보다도, 그 전장의 누구보다도 확고한 각오를 다지고 있던 것은 하쿠토가 데려온 평민 소년이었다.
[당신이군요]
그래서 마파엘은 아크만한테서 들은 대로, 체를 쳐도 걸러지지 않아 특히 경계해야 할 인간에게 <불운>을 발동했다.
기사가 오스왈드의 모습에 결사의 각오를 다지기 직전, 그는 심각한 불운을 겪게 되었다. 온 세상의 운이 오스왈드에게 적대적으로 작용한다.
".................. 커헉."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하며 오스왈드가 쓰러졌다. 구토라고 하기에도 부자연스러운 양의 피가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쓰러진 오스왈드의 귀와 코, 눈에서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소년!?"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발병 사례는 6천 년 전 단 한 명뿐. 치사율 99.9% 이상의 치사율을 보이는, 이름조차 없는 기이한 병이 오스왈드에게 발병했다.
피부는 검게 변하고, 내장은 사멸하고, 곧이어 심장까지 침식된다.
천사의 자비인지 의식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기적적인 완치 따위는 불가능한 단계까지 육체는 죽어갔고, 심장 박동은............ 이미 6초 전에 멈춰버렸다.
불운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