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력은 용암보다 더 뜨겁고, 탁류보다 더 빠르고, 눈사태보다 더 쉽게 인간을 집어삼키고 녹여버릴 것이다.
건드리는 것조차 불가능하고, 거스르는 것조차 어리석은 .......
두 번째 천사는 분명 천상의 생명체였다.
"ㅡㅡ천녀님께서 깨어나십니다."
노인의 쉰 목소리가 상공에서 들려온다.
이에 화답하듯 ...... 엔제교군은 수천 년의 간절한 소원을 가슴에 품으며 기도를 올린다.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모아 눈을 감는다.
"하얀 사랑 때문에 태어나고, 하얀 사랑 때문에 흩어진 순진한 사랑의 천사님 ......"
베네딕토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엔제교군에 있을까.
하지만 의미심장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축사와는 무관하게, 무시무시한 광경이 탄생하려 하고 있다.
인간처럼 탐욕스럽지 않고 존재의 의미에 충실한 천사에 의해, 생명은 형태를 바꾸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모든 생명체를 평등하게 사랑해 주십니다. 차별 없이, 어떤 것이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으시고, 여러분을 사랑해 주시는 것입니다!"
말투에 위세를 드러내기 시작한 베네딕트는, 자신의 권리인 <성역> 중 하나를 사용했다.
모든 생명체를 <성역>을 수호하는 무기로 전환시킨다.
본인의 동의가 있으면 어떤 생명체라도 [어머니]의 탄생을 수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도란, 다시 말해 동의.
"큭, 기잇!? ㅡㅡㅡㅡ"
"컥ㅡㅡㅡㅡ"
대주교와 주교가 똑같이 변모해 간다.
기도하라. 그러면 간절히 원하던 엔제교단의 숙원이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라 전해졌다. 거짓 없이, 인도했다.
베네딕트의 말대로 그들은 기도했으며, 그들은 자신들이 자각하는 한계를 넘어선 무기가 되었다.
<성역 수호의 병사>.
양손에 <버림받은 자에게 마지막 자비를>이라 불리는 마력의 창을 든, 공중에 떠 있는 자아 없는 그림자.
하얀 천녀의 사랑을 거부하고 심지어 막으려 하는 악인이라 할지라도, 마지막 자비를 베풀기 위해 재창조된 인형들이다.
"............ 말이 안 나오네"
경험해보지 못한 기괴함에 전율하는 왕국군이지만, 그 말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크 역시 불을 뿜어내는 마검 발드발을 손에 쥐며, 상상을 초월하는 악랄함에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예전에 <성역수호의 화살>을 맞았던 넴도 처음 보는 모습이지만, 이전과 비슷한 변화의 과정이었기에 충격의 정도는 덜했다.
"화살을 맞았을 때도 그랬어요. 인간과 천사는 완전히 다른 종이기 때문에 잔인하다는 자각도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이 풀과 꽃을 밟으며 걷는 것처럼 ....... ...... 생각하는 거겠지."
뼈의 흰색과 피의 붉은색이 불완전하게 섞인 색조. 모양은 마치 나무 인형과 같고, 그 움직임은 전혀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마력의 날개만이 생물을 모방해 움직이고 있다.
그 우아한 움직임이 마치 동족임을 주장하며 유혹하는 듯하여, 더욱 섬뜩함을 자아낸다.
"릴리스 님도 재림의 주역에게 축복을 내리실 것입니다! 그 영광이야말로 믿음의 대가입니다! 곧 여러분들의 믿음이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악의 없이 말하는 베네딕트의 말에 동조하는 것은 변모한 경비병들뿐. 천사의 성창을 들어 다시 한번 동의를 표시했다.
천녀에게 창끝을 향하는 구원받지 못한 자들을 향해, 떠 있는 상태로 전진을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믿음에, 감사드립니다......"
할 일을 마친 베네딕트는 한 번 짧게 기도한 후 성전으로 내려갔다.
"그럼 백작, 저는 <침실>을 다시 설치해야겠습니다."
"...... 아, 예! 물론 이곳은 이 기란에게 맡겨 주십시오!"
두려움에 떨고 있던 것은 왕국군뿐만이 아니었다. 신전 측 전선에 서서 전술에 관여하고 있던 귀족파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인자한 노인네를 보는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천상의 괴물을 보는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지금 이 모든 것을 보고도 당연히 도망칠 수 없었고, 더 이상 반항할 수도 없었다.
그저 베네딕트에게 찍히지 않기 위해, 능력에 사용되지 않도록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본전으로 향하겠습니다. 절대 누구도 통과시키지 마세요."
"아, 알겠습니다 ......!"
"그리고 ......"
"......! 또, 뭐라도!?"
기란의 심장이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말끝을 흐리는 베네딕트의 다음 말이 수십 초처럼 멀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