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장 277화 원흉, 나타나다(1)
    2024년 06월 15일 21시 27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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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은 쓰러지고 왕국군 진영으로 끌려갔다.



     기란의 예상대로였다면, 반나절 동안은 난동을 부려서 왕국군은 손을 놓고 용의 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흥분한 마괴룡 다고는 자멸하였고, 요희비룡 산반=퀸은 두 마리의 화염룡에게 도전하여 내분 끝에 쓰러뜨렸다.



     이암룡 죠르마에 이르러서는 예의 그 골치 아픈 하얀 마력의 용사에게 정면으로 당하고 만 것 같다.



    "............"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돌아보며 정리한다.



     엔다르 신전에 남은 대주교는 27명이다. 주교는 149명.



     이것으로 다섯 마리의 용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면, 대답은 NO다.



     틀림없이 질 것이다. 그만큼 쿠쟈로가 개조한 용들은 강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능력들을 직접 목격했으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전황은 절망적이지만, 기란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달성해야 할 목표는 단 두 가지뿐이니까.



     하나는 자신의 생존. 이것은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베네딕트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이것도 치밀하게 계략을 짜고 왔다.



     용만이 아니다. 바리케이드와 함정과 구멍함정가 매복 등으로, 왕국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치밀하게 준비해 놓았다.



    "배, 백작님, 용은 패배했습니까 ......?"

    "조급해하지 마라, 코몰리 군."



     충성스러운 양동생은 조급함을 느끼는 것 같지만, 미숙한 부분은 이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는 코몰리에게 가르침을 전하듯 말하면서 주위의 불안감을 달래주었다.



    "지리적 이점은 항상 우리에게 있다. 준비해 온 덫을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잖아?"

    "............"

    "저쪽은 어떤가. 지금까지의 전투를 통해 우리는 저쪽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알았다. 저쪽은? 저쪽은 아무런 정보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정말 두려워하는 쪽은...... 어딜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도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준다.



     설득력 있는 연설은 병사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감과 승기를 상상하게 한다.



    "아직 더 용이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용 이상의 무기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놈들은 미지의 존재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백작님 말씀이 맞군요. 저도 참,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그것도 우리가 마음을 굳게 먹는 한에서다. 겁먹고 불안해하는 것은 마치 공격해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너희들. 하하하하!"



     이 높은 웃음소리가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까.



     신전에도, 병사들의 마음에도 든든해 보였을 것이다.



     원래부터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문제는 어디서 <성역>을 행사하느냐이며, 장소에 따라 시간의 오차가 생길 뿐이다. 약간의 오차가.



     그리고 그 오차가 메워질 때는 반드시 찾아온다.



    "ㅡㅡㅡㅡ여러분, 기다리게 했습니다."



     엔다르 신전에 하얀 네 날개를 펄럭이는 베네딕트 아크만이 내려앉았다. 발끝이 신전에 내려앉음과 동시에 엄숙한 시간을 맞이한다.



     그 순간, 마주한 왕국군은 감지했다. 알트를 비롯한 모두가 전장의 공기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꼈다.



     불과 몇 분 후, 엔제교단 측의 변화는 매우 확연하게 나타났다.



     대주교, 주교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성전 앞으로 내려왔다.



     복음의 날개는 새로운 창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사명의 양식이 되어 날갯짓을 한다.



     왕국군이 본 주교들은 그야말로 천사와 같았다. 천사의 군단이 천사장을 수호하기 위해 아름다운 날개를 달고 내려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숨길 수 없는 불길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대지를 살아가는 생명의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 왔구나. 드디어 나타났는가, 세기의 사기꾼이."



     내려선 천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거대한 네 개의 날개를 펄럭이며, 베네딕트 아크만이 성전에서 떠오른다. 하늘로, 천천히 떠오른다.



     노인의 초라한 몸에서 태양을 밀어 넣은 듯한 마력의 날개를 돋아나게 하며, 작은 생명체들을 내려다본다. 자기 키의 수십 배에 달하는 날개를 쭉 펴고 설법과 선서의 자리를 마련했다.



    "큭............"

    "저것이...... 진짜 천사 ......!"



     통보된 동화 같은 정보보다, 눈으로 직접 본 제2천사는 정말 초월적인 존재였다.



     그 네 개의 날개가 해방되면 지상은 불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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