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장 268화 등산가 마왕, 폭사 당할 뻔하다(2)
    2024년 06월 13일 17시 51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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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이! 퓨퓨이!"

    "...... 왠지 인간이 싫다는 건 알겠어. 그리고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식의 트집도."



     자신을 가리키거나 나에게 호통을 치는 식으로, 귀여운 외모로 귀여운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진지하게 화를 내고 있기 때문에, 수평으로 뻗은 오른손으로 절벽을 붙잡고서 용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어준다.



    "인간을 원망하는 것 같다는 건 알겠는데 ......"

    "퓨우우......"



     마왕이 용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만 난관에 봉착한다.



     마왕도 용의 말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혀 말이 통하지 않으니 용의 아이도 지쳐버렸다.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는 의사소통을 고민하며, 길어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때,



    "...... 아, 맞다. 그 아이가 있었잖아."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서둘러 릴리아의 천막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놓치지 않겠다며 아기 용에게 머리를 물어뜯기면서, 그녀가 있는 천막까지 되돌아간 뒤에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꼴이 되었다.



    "렐가! 일어나, 렐가!"

    "뭐야아~ ......"



     시차를 핑계로 한참을 자고 있는 렐가를 흔들어 깨우고, 아기 용을 머리에서 떼어내어 보여준다.



     한쪽 눈꺼풀만 반쯤 들어 올린 렐가에게, 평소의 임무에서 얻은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달라고 부탁한다.



    "렐가는 금강벽 주변의 마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지? 이 아이가 말하는 걸 번역해 줄래?"

    "...... 퓨이."



     잠이 덜 깬 듯한 렐가는 눈을 비비면서도 용을 올려다보며, 쓸쓸한 울음소리를 듣는다.



     그리고는 하품을 꾹꾹 눌러 삼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 이 녀석, 엄마를 찾고 있어."

    "엄마를 찾고 있구나. 그랬었어."

    "인간에게 잡혀갔다고 하더라. 어딘가로 데려갔냐고 그래. 냄새가 났었나 봐."

    "...... 그렇구나."



     아기 용은 인간에게 잡혀 어딘가로 끌려간 어미 용을 찾고 있었다.



     정당한 이유로 인간을 원망하고 있고, 외로워서 견딜 수 없는 것 같다.



     아직 아기인걸, 불쌍하게도 .......



    "퓨이."

    "엄마의 냄새를 따라 계속 여행하고 있어"

    "퓨이"

    "그랬더니 조금 비슷한 냄새가 나서, 크로노 님을 죽이려고 생각했대."



     과격한 용의 아이에게, 납치범으로 오해를 받았다.



     그건 그렇고 렐가는 잘도 알고 있네. 퓨이만 말했을 뿐인데.



    "음~ ...... 네 엄마랑 비슷한 냄새? 떠오르는 이유는 없는데 ......"



     용 냄새라고 해도 딱히 짐작되는 바가 없다.



     된장 냄새 정도밖에 나지 않을 터.



     나머지는 직전에 만났던 세레스의 좋은 냄새. 그리고 분필과 체취. 지금은 탄 냄새.



    "퓨이."

    "거짓말하지 마. 때려눕힌다고 말하고 있어."



     렐가에게 듣기 싫은 폭언을 들었다는 것은 알겠다.



     이토록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토록 귀엽게 울고 있는데도.



    "그런 말은 하지 마. 네 엄마도 듣고 싶지 않을 거야."



     어미 용 대신 지금은 내가 주의를 주는 것이다. 다시 만났을 때 성장한 모습을 보면 걱정하던 어미용도 분명 기뻐할 것이다. 인간의 대표로서 사후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새끼 용은 계속 울어댔다.



    "돌려내라고 말했어."

    "............"

    "엄마랑 함께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어."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었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용이라지만, 갑자기 엄마를 빼앗겨서 아기가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증오보다도, 무엇보다 엄마가 그립고 외로울 것이다. 그래서 계속 냄새를 쫓아다니는 것이다. 엄마를 만나고 싶은 일념으로.



    "아까부터 계속 돌려내라고 하고 있어."

    "...... 그래, 그렇구나. 당연히 돌려줘야지. 책임지고 내가 함께 엄마를 찾아줄게."



     라이트 왕국과 엔제교단의 결전은 조직과 국가에 맡기고, 나는 용의 어머니를 찾기로 했다.



     이 넓은 세상에서, 그 절벽의 한 지점에서 만나 드래곤 브레스를 맛보게 된 것도 인연이다. 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 가장자리에 대기하고 있던 카게하가 다가와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주군."

    "응? 왜?"

    "주군께서 직접 나서지 않으셔도 제가 수색하겠습니다."

    "카게하는 릴리아와 렐가에게 붙어 있었으면 좋겠어. 게다가 이 아이는 힘이 강해서 카게하는 다칠지도 몰라."

    "......예."



     릴리아가 용을 바라보는 연민의 눈빛이 조금은 불안하게 느껴진다. 든든한 카게하가 여기 남아 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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