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위기, 어떻게든 해야겠어!)
옆자리를 권유한 것은 자신인 만큼, 멜로디 자신이 어떻게든 해야 한다!
결심한 그녀는 메이드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저기!"
"...... 뭔가요?"
멜로디의 목소리에 메이드 여성이 고개를 돌렸다.
조금은 긴장한 듯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서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멜로디는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 저기, 그 메이드복은 직접 만드신 거예요? 정말 멋지네요!"
""""뭐?""""
의문을 품은 것은 메이드 여성만이 아니었다. 사샤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처음 물어보는 것이 메이드복에 대한 질문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네 사람이다.
"검은색 드레스 위에 같은 색 실로 자수가 놓여 있지 않나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메이드복이구나 싶어서요."
"......"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메이드는 말없이 멜로디를 바라보다가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며 수저를 내려놓고 다시 멜로디를 향해 말했다.
"미안해요."
"어?"
"화제가 떠오르지 않은 거겠죠. 신경을 쓰게 했네요. 제 이름은 글로리아나 산카레스. 랭크돌 공작가를 섬기고 있어요. 지금은 올리비아 님의 기숙사 방의 부 메이드장을 맡고 있어요."
"부 메이드장! 글로리아나 님이 하녀장님이 아니라요?...... 어, 랭크돌 가문의 메이드?"
정말 유능해 보이는 메이드의 직책에 미소를 짓던 멜로디는, 글로리아나가 랭크돌 공작가의 메이드라는 사실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멜로디의 머릿속에 처음 하인 식당을 방문했을 때의 광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같이 앉아도 될까요?]
[어머. 당신, 어느 가문의 메이드인가요?]
[루틀버그 가문이에요]
[...... 그런가요. ...... 죄송하지만 그 자리, 곧 아는 사람이 올 예정이라서요]
[그, 그렇군요 ......]
[미안해요]
[아, 아뇨.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멜로디의 자리를 거절한 것은 랭크돌 공작가의 휘하 귀족의 메이드들이었다. 사샤에 따르면, 무도회에서 주목을 받은 루시아나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은 랭크돌 공작영애 올리비아를 헤아린 결과라고 한다.
즉, 한 학기 동안 멜로디가 일부 하인들에게 외면당했던 원인은 눈앞의 글로리아나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 메이드장이라면 주도했던 사람일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인물이 도대체 무슨 일로 멜로디에게 접근한 것일까?
놀라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멜로디에게, 글로리아나는 눈썹을 내리며 미소를 지었다.
"저로서는 아직 버거워요. 공작가의 아가씨를 모시는 메이드인 만큼, 좀 더 나이가 많고 메이드장에 걸맞은 유능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올리비아의 방은 여러 명의 메이드가 청소, 세탁, 식사 준비 등의 일을 분담하여 방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왕도의 법복 귀족인 산카레스 자작가의 막내딸인 글로리아나는, 장차 메이드를 관리하는 쪽에 서기 위해 부메이드장으로서 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올리비아를 가까이에서 돌보는 전속 시녀가 따로 있기 때문에, 옷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멜로디처럼 주인과 대화할 기회는 많지 않다고 한다.
"유능한 메이드 ...... 멋지네요!"
방금 전의 의문을 완전히 잊고 멜로디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능한 메이드, 도대체 얼마나 유능한 것인지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글로리아나가 자기소개를 했는데 자신은 아직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저는 루틀버그 백작가를 섬기고 있는 멜로디 웨이브입니다."
"네, 잘 알고 있어요 ...... 오늘의 저는 당신에게 사과하러 왔거든요."
"사과를요?"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멜로디?"
"사샤, 하지만 ......"
"처음 뵙겠습니다, 글로리아나 님. 저는 인비디아 백작가의 메이드인 사샤 벨튼입니다."
"저도 같은 곳에서 일하는 하인인 브리쉬 벨튼입니다."
"저는 게르만 상회의 하인인 워렌 제트라고 합니다."
이때다 싶어 사샤에 편승해 브리쉬와 워렌도 자기소개를 했다.
"글로리아나 산카레스예요. 잘 부탁드려요."
"글로리아나 님께서 멜로디에게 사과하고 싶은 일이란, 1학기의 일이지요?"
"네, 맞아요."
"...... 왜 이제 와서 사과를 하시려고 해요? 공작가를 섬기는 메이드가 사과를 하다니, 경우에 따라서는 랭크돌 가문의 이름에 흠집이 날 수도 있는 행위잖아요?"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과를 명령한 분이 올리비아 님이라서요."
"공작영애께서 직접!?"
사샤는 놀란 목소리를 냈다. 브리쉬와 워렌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글로리아나는 눈을 내리깔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저희들의 독단이었어요. 저희들은 올리비아 님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멜로디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