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그 유명한 디아 메이즈에 떨어뜨려서 어느 것이 더 뛰어난 건축물인지 확인해 보자는 등의 엉뚱한 계획도 생각했다.
하지만 《대공의 옥좌》가 대공이 주는 선물이라는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거기에 담긴 마음은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일류였다.
"과거의 문명, 그 숨결을 맛보고 스러져라."
별다른 관심도 없어져서, 몹시도 평탄하게 고한다.
발치의 유적을 불길로 바꾸고, 피해로부터 보호하면서 빙화의 성을 떨어뜨렸다.
"ㅡㅡㅡㅡ!"
성이, 무너진다.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 퍼져나가며 날카로운 끝이 대지를 관통한다. 생명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잔인하고 무거운 공격이다.
하지만 .......
"........................ 흠."
차가운 공기가 주변으로 불어나가 숲을 얼어붙게 하고, 그 중앙에서 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날개가 성을 날려버렸다. 얼음 성을 걷어차고, 마법적 결빙조차도 다가가지 못하는 것으로 다른 차원의 마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건 ...... 묘한 짓을 하기 전에 쓰러뜨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베네딕트는 발길질을 하면서도 귀를 쫑긋 세우고 주변을 살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원군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즉, 동료가 있으면 도망치거나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의 인연이다. 나의 대명사가 된 이것으로 귀공을 죽여버리겠다."
대지에 선명한 붉은 불꽃을 보낸다. 불타는 대지는 베네딕트를 들어 올려, 원래 있던 땅 위에 또 하나의 대지를 만들었다.
거대한 무덤을 중심으로 인위적으로 정제된 정령의 평원. 사자의 화령이 영역으로 삼고 있는, 작열의 사냥터.
"<네스 왕의 무덤>"
"............"
솟아오르는 불길이 만들어내는 형상을 올려다본다. 목이 아플 정도의 각도까지 올려다보며 ............ 거대한 사자들과 시선을 마주 한다.
숨소리가 있다. 불타는 열기가 있고, 살의가 있다. 적대감을 드러낸 얼굴은 험악하며, 주인에게 반항하는 먹잇감을 향해 송곳니와 발톱을 세우며 둘러싸고 있다.
무덤 중턱에 서 있는 드레이크와 함께, 드넓은 평원 곳곳의 사자령들이 단 하나의 표적을 노리고 있다.
"단 한 마리라도 쓰러뜨린다면, 그것은 자랑할만한 일이다."
"............"
이 범위, 이 힘, 이 수량, 도저히는 아니지만 쓰러뜨릴 수 없다. 무엇보다도 사자 한 마리 한 마리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드레이크가 더 많은 문명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겉모습에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마력을 방출하여 일시적으로라도 불사자를 날려버려야 한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날아가 마파엘과 합류해야 한다.
그래도 생각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설마 여기까지 와서 내기를 강요당할 것은 눈곱만큼도 생각지 못했다. 역시 가증스러운 왕녀 세레스티아.
제2천사의 마력을 총동원. 결단을 내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아크만]
" ......! 마파엘, 긴급 상황입니다. 철수를 보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빛나는 날개를 가진 오크라니 보기 드문 일이라며, 드레이크가 눈을 가늘게 한다.
나타난 오크와 교체하며 날아가려는 베네딕트를 향해, 사자의 화령을 공격하게 하려고 입을 열었다.
[〈불운〉]
"앗 ......!?"
갑작스러운 이변에, 드레이크의 움직임이 멈춘다.
(...... 몇 개의 '문명'이 나를 보호해 준 건가?)
<문명을 잡아먹는 큰 불> 안에 보존된 건축물 등이, 드레이크에게 행사된 능력으로부터 그를 보호했다.
[......〈불운〉]
"앗, 이번엔 뭐야 ......!"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마파엘 역시, 즉시 대상을 바꿔 사자의 정령들에게 권능을 사용했다.
그것은 사자령들의 불운이었다. 수백 년에 한 번 있는 '왕위 계승전'이 시작된다. 인위적으로 정제된 사자 정령들에게는 수명이 있다. 이제 막 통치자의 왕이었던 사자가 수명을 다하여 사라지자, 사자들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싸우기 시작했다.
유일한 동료들이 적이 되는, 사자들의 피할 수 없는 자중지란이 시작된다.
[읏......!?]
"큭!"
그것은 하늘을 떠다니는 무관계한 마파엘마저도 휘말릴 수 있는 치열함과 강렬함이었고, 피해를 입지 않는 드레이크조차도 시야가 불길에 휩싸여 상황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였다.
"끝낼 수밖에 없겠어!"
네스 왕의 무덤을 잔에 담는다. 흡수하듯이 잔으로 빨려 들어가자, 다시 고요한 밤이 내려앉는다.
그러나 그곳에 천사의 모습은 없다.
"...... 도망쳤나."
알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천사들. 특히 두 번째로 나타난 천사는 정체를 알 수 없어서, 그냥 두기에는 위험하다.
(...... 이 땅에서 퇴치하는 것이 최소한의 의뢰이긴 했지만, 설마 저것들을 놓칠 줄이야. 정말, 나도 아직 멀었군)
최소한의 의뢰는 마쳤다.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적혀있었지만, 물론 무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때에 늦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셀레스티아 왕녀에 대한 빚이 될 것이다.
"............"
드레이크는 달밤을 등지고, 왕국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