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온 자는, 이졸데의 부하......를 가장한 마리라는 공주의 여기사. 공주 세레스티아의 호위였다.
"여러분, 부디...... 부디 실례를 범하지 않기를."
마리의 낮게 깔린 목소리는, 사태의 중대함을 경고하기에 충분했다.
이졸데가 직접 선출한 귀족들은, 여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도착한 인물의 격을 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럼, 들여보내겠습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헤어스타일과 태도를 다시 한번 가다듬고서 그것을 확인했다. 마리 자신도 자신의 외모를 더 살피고 나서야 문이 다시 열렸다.
"........................?"
...... 열린 문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자, 의심스러워진 마리가 복도를 들여다보았다.
"...... 후우."
조금 여유가 생긴 이졸데는 한숨을 내쉬었다.
"ㅡㅡ네가, 이졸데인가?"
"앗!?"
가장 뒤쪽에 있던 이졸데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 오...... 마, 마왕 폐하!"
"자, 잘 오셨습니다! 마왕 폐하!"
튀어나올 듯이 반응하며 마왕 앞에 무릎을 꿇는 귀족들.
이졸데만 숨을 멈춘 채, 언령의 힘 때문인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면 이미 마왕의 마법에 걸린 것일까. 어찌할 수 없이 몸이 굳어서 움직일 수 없다.
귀족들에게 보이는 그의 외모는 그저 젊은 남자에 불과하다. 투박한 흰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와 속옷.
하지만 마리가 서둘러 달려온 것을 보면, 그가 마왕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쪽이었습니까."
"그래."
마왕으로 보이는 인물은, 귀족들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이졸데에게 말을 건네었다.
"...... 이 나를 불러내다니, 대단한 배짱이군."
"마, 마왕 폐하 ......"
"세레스티아로부터 젊어지고 싶다고 들었는데? 내 비술을 시술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이졸데가 디아 메이즈에 들어가기 전, 갑자기 나타난 세레스티아와의 밀담. 젊고 아름다운 세레스티아와 힐데가르트를 미친 듯이 질투하던 이졸데는, 끓어오르는 적대감과 질투를 참아가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들려준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꿈같은 이야기였다.
악마와 거래를 해서라도 원했던 것이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노화라는 불치병. 이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한다.
한때 전 왕비와 함께 라이트 왕국 3대 미녀로 불리던 그 시절의 미모를 다시 찾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 헤매던 해답. 갈구하던 그 소식.
세레스티아는 자신의 주인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내가 아는 그녀와는 다른, 꾸며낸 듯한 눈빛으로.
"하, 할 수 있는 건가요 ......? 저를 이십 대의 저로 되돌릴 수 있는ㅡㅡㅡㅡ큭!"
"허락도 없이 떠들지 마라. 나의 ............ 〈시마술・암혈영인우(블랙오퍼레이션)〉을 의심하는 거냐? 이 무례한 것."
자신의 마술을 의심당한 마왕은, 뒤에서 짜증을 내며 이졸데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어둠은 넘쳐났다ㅡㅡㅡㅡ
"ㅡㅡ읏, 아아아아아아아앗, 꺄아아아아아!!"
칠흑의 마력이 이졸데에게 흘러들어와 절규라고도, 비명이라고도, 그리고 헐떡거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목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앗......!"
"세, 세상에 ......"
이 얼마나 사악한, 그 대사는 마왕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억눌렸다.
검은색에 삼켜지는 이졸데. 내부의 인물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 같기도 하고, 쾌락에 몸부림치는 것 같기도 하다.
숨을 죽이고 있는 귀족들이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졸데는 거부하는 기색 없이 1분여 동안 목소리를 높인다.
"아......아............"
마왕의 세례가 끝나자 이졸데는 뜨거운 숨을 내쉬며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로션? 보습제? 유액? 적당한 운동? 더욱 간단한 이야기다. 시간을 되돌리면 된다."
"..............!?"
마왕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뺨에 손끝을 갖다 댔다.
순간, 크게 몸을 떨며 환희가 정수리를 뚫고 올라온다.
"탄력이이이이이이!!!"
" ......!"
기쁨과 질투심에서 벗어난 해방감은, 이졸데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비명처럼 터져 나왔다.
음압은, 마치 마왕이 가볍게 튀어 오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탄력탄력탄력탄려어어억!! 튀, 튕겨져 나와! 내 피부가 ...... 누르면 다시 튕겨져 나와, 튕겨져 나와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