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60화 옥좌를 되찾는 간단한 일(1)
    2024년 05월 27일 22시 02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어느새 기절해 있었다. 옥좌 아래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낸 채 잠들어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배고픔을 느낀 테라는, 알트 수색을 중단하고서 옷을 갈아입고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기다리고 있을 귀족들을 향해, 바쁜 와중에도 점심을 먹으러 가는 척하며 서둘러 향한다.



    "아~ 드디어 한숨 돌릴 수 있겠어. 오늘은 정말 배가 고프네. ...... 다들 벌써 왔어?"

    "거의 다 모이셨습니다."

    "...... 그렇구나."



     식당 문을 연 집사에게서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지만, 정체를 알 수 없어 실내로 들어선다.



    "어이, 기다리게 했지."

    "늦었잖아. 그래서, 원하던 힐데가르트는 구했어?"

    "............ 아니, 아직이야."



     자리에 앉아 환담하는 귀족들. 말을 건네는 이졸데만 테이블 건너편 소파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보다는 조금 더 긴장감이 느껴졌다.



     절반 정도는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다 모일 것이다.



    "............"

    "후작님? 식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집사가 의자를 끌어당기자, 텔러는 특등석에 앉으며 배신한 귀족에게 어떻게 하면 자신을 드러내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동시에, 연일 식사 때마다 보는 풍경 속에서 확실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피곤하신가 봐요."

    "무슨 소리를. 그렇기 때문에 더 음식으로 기운을 내야지요."



     앉는 순서도 같고, 대화도, 분위기를 띄우는 대사도 똑같다.



    "후작은 왜 그렇기 굳어있는가?"

    "신기하군요, 하하하!"



     같은 풍경이지만 평소와 다른 이질감의 정체를 알아차렸을 때, 테라는 자화자찬을 하고 싶을 정도로 빠르고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래, 뭔가 잊어버린 것 같았더니, 힐데가르트를 부르려 했던 거였어."

    "그럼 제가......."

    "아니, 됐어. 더 이상 그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 먼저 식사를 시작해. 내가 불러올 테니."

    "아뇨, 그건 제가."

    "큭!?"



     한발 늦었다. 이 테라가 내린 명령을 거부할 리가 없다. 뿐만 아니라 힘으로 어깨를 억눌러서, 일어서려던 테라는 억지로 앉혀지게 되었다.



    "테라 님은 모두의 상대를 부탁합니다."

    "그렇고 말고요. 우리보다 힐데가르트가 더 좋으십니까? 정말 섭섭하십니다 그려 ......그럼 장난 삼아 밧줄로 묶어 볼까요, 하하하..."

    "그거 좋군요. 자극적이어서 테라 님도 좋아하시겠지요."

    "오오! 그럼 바로!"



     귀족들이 차례로 일어서서 다가와, 어디선가 꺼낸 밧줄로 의자에 묶어놓는다.



     알기 쉬운, 배신이었다.



    "앗!? 자,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읍읍ㅡㅡ!?"



     재갈까지 입에 물려서 완전히 자유를 잃었다.



     농담 치고는 너무 악질하다. 테라가 없으면 귀족파 등 왕국에서는 범죄자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엔제교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편을 드는 단계에서, 역적이다.



     애초에 테라 외에는 이미 작위조차 없다.



     손실은 그것만이 아니다. 그들의 자산도 테라가 없으면 꺼내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게 화내지 마렴?"



     대답한 것은 이졸데였다.



     일어서서 뒤를 돌아본다. 그 움직임조차도 분명히 다른 사람이었다. 얼굴을 보자, 시간이 멈춘다. 아니, 거슬러 올라간다.





     .........



     ......



     ...





     힐데가르트와 면담을 하는 테라. 그 사이 점심시간을 기다리던 이졸데 일행은, 도박이나 디아 메이즈 특유의 오락도 적당히 즐기며 객실로 이동했다.



     식전주나 가벼운 안주를 배불리 먹으며 점심을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디아 메이즈에서의 규칙적인 생활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왠지 불안하네 ......"

    "걱정할 거 없어요. 우리라면 잘할 겁니다."

    "......그럼 좋겠지만."



     드레스 차림의 이졸데가 남부의 미용술에 대한 설명이 적힌 오래된 서적을 읽고 있다. 50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과 허벅지에 모여드는 남자들의 끈질긴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담담하게 책을 읽어나간다.



     불길한 예감을 암시하면서, 문이 열리기를 내심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ㅡㅡ오셨습니다."



     문이 열린다.



     조금 더 나중일 거라며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귀족들에게는 긴장감이 흘렀고, 그중에서도 이졸데는 허리힘이 풀릴 것 같아 일어나지 못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