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9화 캠프 카레(3)
    2024년 05월 24일 21시 55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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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뭐랄까, 시합이라는 느낌이 안 나네요. 수준이 너무 달라서 잘 맞물리지 않는 거죠. 셀레스티아 님을 상대할 때는 더 즐거웠으니까요. 하지만 이걸 말하면...... 핑계가 되겠죠?"

    "핑계야! 이거 저거 전부 핑계야!

    "저는 당당한 검객들끼리 칼싸움을 하고 싶어요. 에리카 님의 싸우는 방식은 뭐랄까, 원시인이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뭐어!?"

    "현대를 살아가는 제 전술로는 그 돌 던지기 전술에 대응할 수 없군요. 그냥 아프다고나 할까?"



     그럼 시간이 지날수록 퇴보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야 핑계니까라고 답한다.



    "계속 지고 계속 변명하고, 나도 계속 봐줬지만 여기까지야. 패배를 인정해!"

    "당연하죠. 다만 제가 패배를 인정하는 건 언젠가 승리했을 때뿐입니다. 그때는 모든 패배를 인정할 겁니다, 순순히."

    "승리한 뒤 챔피언 행세를 하려는 거잖아! 아이 진짜! 짜증나〜〜〜〜! 짜증 나는 챔피언이라구, 정말!"



     이대로는 더 이상 상대할 수 없으니, 비장의 수를 쓴다.



    "ㅡㅡ접대였습니다."

    "......!?"



     눈을 크게 뜨고 최대한으로 놀랐다. 마치 미지의 외계인과 마주쳤을 때처럼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 말만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저는 왕녀이신 에리카 님을 접대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잖아요?"

    "거, 거인이나 용 같은 엄청나게 강한 말을 가져갔을 때에는 '앗!' 이라고 매 경기마다 외쳤는데 ...... 그것도 일부러 그랬던 거야?"

    "맞아요 그 말대로죠."

    "...... 그럼 접대 안 해도 되니까, 최선을 다해서 이겨봐."

    "하아~, 드디어인가 ......"

    "이 녀석 ......"



     드디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판 더 최선을 다해 둔다.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기에, 세레스가 사용했던 기억에 남는 전술로 승리를 노린다.



    "흠........ .................. 뭐!? ...... 앗!?"



     연달아 두 개의 강한 말을 잃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미 승산이 없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적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에리카 공주에게 승패가 기울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지나갈 것이다.



    "큭............. 패배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가, 에리카 라이트?"

    "고용인의 말투가 아냐."



     결국 운명은 비틀려서 패배. 에리카 공주에게 마구 얻어맞아서, 더 이상 마왕의 정신이 버티지 못해 조용히 달을 바라보기로 했다.



     아~아, 요즘 슬럼프다. 전혀 이길 수 없어.



    "...... 에헤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양이처럼 다가와 수줍게 내 어깨에 머리를 올린다. 모닥불 불빛으로 인해 그녀의 미소가 더욱 눈부시게 빛나고 즐거워 보인다.



    "아니...... 왜 그러십니까, 갑자기?"

    "가끔은, 응석 좀 부려볼까 싶어서."



     아무래도 분위기에 이끌린 듯, 드물게도 다정한 느낌의 에리카 공주가 얼굴을 내밀었다.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언니를 닮았다.



    "그렇군요. 그럼 저도 그에 따를까요."



     매일매일 왕녀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훈련도 하고, 이렇게 임무로 위험한 곳에도 과감히 뛰어드는 에리카 공주. 바쁜 데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평소의 노고를 치하한다.



    "평소의 노력도 그렇지만, 정말 훌륭해요. 불안해하시는 것 같지만, 에리카 님은 훌륭한 분입니다. 많은 매력을 가지고 계시며, 저희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에게 끌리고 있습니다."

    "............ 응."

    "주변의 기대도 크겠죠. 그러니 응석 부리고 싶을 때는 저라도 붙잡아주세요. 돌아다니기 때문에 찾는 것만으로도 힘들겠지만."

    "정말이야, 진짜......"



     표정이 풀어진다. 여전히 손쉬운 녀석이지만, 그래도 기뻐하는 것 같다. 내 손을 꼭 잡은 채 모닥불을 바라보며, 밤의 정취에 취해 있다.



     하지만 그 손, 마왕의 손인데요?



    "지금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은 왕국이지만, 밤에는 조용하네요."

    "......그거 알아? 말 타로트가 마왕과 접촉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왕국에서도 사자를 보내자는 이야기가 있대."

    "흐음............. 그런데 막상 간다고 하면, 어느 선에서 가는 걸까요?"

    "대신 정도가 아니려나. 그 숲은 범죄에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마왕 측과 협의해야 한다더라."

    "............ 범죄?"



     에리카 공주가 말한 것은, 예상외로 음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질적인 범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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