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9화 캠프 카레(2)
    2024년 05월 24일 21시 55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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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으로 가득 찬 그라스가 내민 프라이팬에, 익숙해진 마리가 담담하고 차분하게 재료를 넣는다.



     온도차가 있는 두 사람의 노력으로 스파이스 치킨 카레가 완성되었다.



    "매웟! 우와, 매워 ......"

    "윽 ......!!!"



     매운맛에 놀란 에리카였지만, 소류의 숟가락은 점점 더 빨라진다.



     흰 쌀밥과 풍미 가득한 향신료가 혼합된 스파이스 카레를 묵묵히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확실히 맵지만, 그보다 더 맛있네 ............ 나도 마음에 들었어."

    "별거 아니었습니다."



     알토한테도 인정받자, 일찌감치 여행을 마친 표정을 짓는 그라스였다.



     

     ♢♢♢♢




     나,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도 결국 여행을 즐기고 있구나. 불침번을 서면서 모닥불을 바라보며 보내는 저녁. 평소와 너무 똑같아서 웃음이 난다.



     좋은 분위기다 ....... 누군가와 함께 하는 캠핑 밥도 역시 좋은 것 같다.



     벌레 소리와 모닥불 타는 소리를 들으며, 맑은 공기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를 만끽한다.



    "그라스~ 왠지 잠이 안 오는데 ......"



     나란히 설치된 텐트 중 하나에서 나온 에리카 공주가 이렇게 말한다.



     마법적인 공법으로 진동을 억제하여 안락한 고급 마차에서 잠을 잤었던 에리카 공주는, 지극히 당연하게도 잠이 안 오는 것 같다.



    "그럼 게임이라도 할까요?"

    "뭐~? 또 그거?"



     시그윈에게 마구 당했던 보드게임을, 에리카 공주를 상대로 만회해 본다.



     불만을 토로하는 에리카 공주의 손을 이끌고는 조금 억지로 통나무에 앉히고,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그녀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를 시작한다.



    "......선수를 항상 자기 것인 양 가져가는 거 그만두면 안 돼?"



     그렇게 말하면서도, 늘 그렇듯 짜증 섞인 대답으로 후공의 포문을 연다.



    "............"

    "............"



     묵묵히 말을 옮기며 진지한 승부는 계속된다. 상대보다 몇 수를 먼저 읽을 수 있느냐가 승부의 갈림길이다. 생각했던 미래가 온 적은 없지만, 분명 이번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형태로 수비가 무너져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뼈아픈 한 수군요. 이건 드디어 저도 위험해진 걸지도 ......?"

    "막혔거든?. 이제 그라스의 말은 어디에도 움직일 수 없어."

    "...... 훗."

    "뭘 코웃음 치는 거야? 어이없다는 표정을 다 짓고. 너 졌다구?"



     여전히 일방적인 게임이어서, 한심한 모습에 어이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에리카 공주는 기본적으로 매우 똑똑하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지만, 또다시 완패다.



     아니, 지고 싶지 않아 ......! 졌지만, 이 아이한테는 지고 싶지 않다고......! 넌 나한테 져야만 하는 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까지 연승 중인 듯한 분위기지만, 내가 전승을 하고 있는 거잖아?"

    "...... 저기, 언제부터인가 하고 있는 그 왼쪽부터 무너뜨리는 전법은 금지해 주시죠. 뭐랄까............ 정말 서글퍼집니다만."

    "네 실력이 서글프긴 해. 뭐 이번엔 그래도 나아진 편이지만."

    "예?"



     거의 반칙이라고 할 수 있는 전술에, 왕녀라며 참아왔던 나조차도 불평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에리카 공주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모양인지 그런 말을 내뱉었다.



    "처음엔 '너무 봐줬다'였나? 다음에는 '아름답지 않다'. 그리고 '예절을 모른다'."

    "............"

    "[큭, 원숭이가 나무에서 ...... 여기서 떨어졌군]. [그렇게 할 줄이야~ 암묵적인 합의였는데~]. [당신은 제 말을 너무 많이 죽였습니다. 그 학살, 과연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아, 이렇게 되는구나. 안 그럼 이겼었는데......] 그리고, 이번에는 서글프다."

    "............"

    "...... 그라스가 이 세상에 낳은 역대의 핑계들이야. 후반부는 이제 의미도 모르겠어. 마지막에는 이겼다니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워. 왜냐면 졌으니까."



     규칙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는 것은 아니잖아. 이 이론으로 아직 단 한 번도 패배를 인정한 적이 없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이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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