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뭐야, 이 사람!"
왼쪽 팔꿈치로 쳐서 미늘창의 끝을 받아내며, 흑기사의 찌르기를 그 자리에서 상쇄했다.
이에는 마왕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괴물을 보는 듯한 눈을 아스라에게로 향했다.
게다가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팔꿈치에는 피가 살짝 묻어 있을 뿐이었다.
"ㅡㅡㅡㅡ!!!"
손으로 미늘창을 쳐내고는, 한 번만 더 주먹을 휘두른다.
한 번만 더. 귀기, 투기, 살기, 살기와 사기를 모두 모아 순수한 정권으로 바꾸어 치는 것이다.
흑기사를 포함한 오크들도, 그 주먹이 치명적인 결말을 가져올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알고 있다.
휘두르는 것이 검이든 주먹이든 마찬가지다. 아스라가 휘두르면 무엇을 사용하든 모두 '파괴'된다. 똑같이 '분쇄'된다.
"ㅡㅡ하핫."
하지만 실책이다. 그것은 자만심에서 비롯된.
"나랑 한번 붙어볼래?"
"쿠웃----!?"
격투는 마왕의 특기이며, 무기술 등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달랐다.
파괴의 주먹을 향해 스스로 발을 내딛고는, 피하면서 오른 주먹을 맞춘다. 공격하는 왼손 주먹을 겹치듯이 치고 나서 아스라의 턱을 가격했다.
체중을 완전히 실은 곳에, 흑기사의 주먹이 정확하게 급소에 꽂혔다.
"ㅡㅡㅡㅡ"
흔들리는 시야의 흩어짐이 회복할 수 없는 대미지를 드러낸다. 비록 몇 순간이지만 분명한 유효타의 흔적을 보여주었다.
토시를 깨뜨리지 않는 역량으로도 그 정도의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것이 아스라의 투쟁심에 더욱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ㅡㅡ쿠하하핫!"
"오오!?"
왼팔로 껴안듯이 붙잡고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중 가장 파격적인 전법을 보여준다.
격렬하게 달리며 기세를 올린 아스라는 그대로 뛰어올랐다. 높게, 높게, 높게 .......
"아니, 잠깐 ......!?"
너무 거친 기술이지만, 갑옷을 잡혀버리면 벗어날 방법이 없다. 아스라에게 붙잡힌 채로 공중을 날고, 버둥버둥 발악을 하면서 맑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떨어진다.
"잠까아아아아아아안!!"
"흐으으으읍!!"
투구를 움켜쥐고, 낙하에 맡겨 땅에 떨어뜨린다.
빠르게 떨어진 두 사람에 의해 바닥이 산산조각이 난다. 투구. 둔탁한 땅소리와 함께 다양한 파편이 날아오른다.
"ㅡㅡㅡㅡ"
"ㅡㅡㅡㅡ"
깨진 투구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마왕과 눈을 맞춘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추락의 기세를 이용해 튀어나온 손바닥이 또다시 턱을 노리고 있다.
또다시 떨리는 뇌로 인해, 눈에 보이는 마왕이 일그러진다.
"읏............"
일진일퇴의 공방을 끝낸 아스라는 크게 뛰어 물러나며, 어긋난 오른쪽 어깨 관절을 태연하게 집어넣고 근처에 꽂혀 있던 대검을 뽑았다.
"정말 무모한 짓을 하네 ......"
일어나서 그것을 본 마왕은 자신의 검으로 시선을 돌렸다.
"...... 연습이니 미늘창보다는 대검이 더 좋겠어. 바꿔도 될까?"
"물론이오."
"그럼ㅡㅡ"
두 사람은 일제히 창과 대검을 던졌다.
비를 예견한 제비처럼, 두 칼날은 지표면 근처에서 곧장 날아오른다.
동시에 마력을 일으키며 달려 나가서, 돌아온 무기를 움켜쥐고는........
"ㅡㅡㅡㅡ!!!"
"ㅡㅡㅡㅡ!!!!"
웃는 흑기사와 조소하는 오니가, 가진 완력이 닿는 한에서 있는 힘껏 내리쳤다.
칠흑과 자색의 마력이 격돌한 순간에 크게 터져 나왔고, 여전히 흘러나옴에도 서로를 향해 격렬하게 부딪힌다.
힘에 있어서 비교할 자가 없는 두 사람의 충돌은, 또 다른 이변을 낳았다.
그 중첩된 힘이 전해지는 발판은 견딜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을 둘러싼 연병장이 떠오른다. 마치 원형경기장처럼 솟아올랐다.
"그아아아아아!"
"도망, 도망갈까!?"
서로를 짓밟는 폭압적인 마력의 충돌, 그리고 검투의 잔향에 오크들은 공포에 휩싸여 달아나기 바빴다.
그 와중에도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힘으로 두툼하게 부풀어 오른 아스라의 육체. 받아내는 흑기사도 갑옷의 무게를 드러내는지 검은 마력이 새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