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8화 아스라, 대결 후에 디저트를 보채다(4)
    2024년 05월 24일 20시 24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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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쫓아내는 것이 맞았소!"

    "흠......"



     투쟁에 환호하는 악마의 압력에 조금씩 무너져가는 마왕.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차분한 목소리였다.

     


    "여전히 힘이 세네. 그럼 나는 ...... 속도로 승부해 볼까!"



     그렇게 말하며 날린 검은 미늘창이 땅을 쳐서 폭발음이 들릴 때쯤에는, 마왕의 회전은 이미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있었다.



     아니, 아직 더 올라간다...... 더욱더 올라간다.......



    "ㅡㅡㅡㅡ!?"

    "후우우우웃!"



     양손으로 휘두르는 대검이 아닌 익숙한 한 손으로 검을 다루어 경쾌하고 호쾌하게 휘두른다.



     평소처럼 춤을 추듯 검술을 즐기기 시작한 마왕은 불규칙하여 읽기 힘들고, 발차기도 섞여있으며, 힘도 센 데다 발놀림도 복잡하고 빨랐다.



     대검은 연이어 미늘창에 맞섰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베기의 폭풍. 끊임없이 파도치는 참격의 파도. 승리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불어오는 흑검의 회오리.



     타수와 독자적인 기교로 무장한 대검은, 아스라의 힘겨루기마저도 완봉했다.



    "후핫핫핫! 재미있다아아!!! 고문이 없을 때의 부활동 같아!"

    "큭......!"

    "이걸로, 끝!"



     고통스럽게 휘두른 미늘창을 받는 시늉을 하며 피하고, 돌아서면서 배를 걷어찬다.



     그 틈을 타서 한 바퀴 더 돌며 대검으로 베어 대련을 마무리했다.



    "............"

    "............"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대검은 ............ 마력이 넘치는 아스라에게 맨손으로 잡혀버렸다.



     강인한 손바닥은 물론이고, 엄청난 악력으로 기세를 죽이며 힘으로 대검을 잡아버렸다.



     무인보다는 오니의 모습이 두드러져 보인다. 높이 치솟은 투쟁심이 '오니'를 불러일으켜, 상식적으로 생각지도 못한 무모함을 가능케 했다.



     선혈이 흩날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미늘창을 놓고는, 수라의 모습으로 주먹을 내밀었다.



    "............ 치사해에에에에에!"





     .........



     ......



     ...





    "ㅡㅡ아으!?"



     검은 갑옷을 완파시키며 굴러간다.



     폭력이라는 본능을 발휘한 아스라의 상대는 조금 해낼 수 없어서.



     패배 조건인 '갑옷 파손율 50%'를 주먹 한 방으로 달성해 버리고 말았다.



    "...... 제, 젠장"



     항복의 표시로 갑옷을 복원하고 일어서는 마왕을 보며, 수많은 오크들이 안도했다.



     역시 저 무시무시한 귀신을 능가하는 자는 없다. 아무리 마왕이라지만, 우리의 우두머리인 아스라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가르침에 감사하오."

    "내가 오히려 더 많이 배웠어. 그날 이후로, 정말 많이 강해져서 깜짝 놀랐어."

    "이러한 여흥이 아닌,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서 보여드리고 싶었소만."

    "뭐, 비록 작은 대회였지만 곧 또 기회가 있을 거야...... 그래도 팔꿈치로 미늘창을 받아내거나 손으로 대검을 잡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거 의미를 모르겠는걸 ......"



     다가와서 가볍게 고개를 숙인 아스라.



     감사의 말에 진심으로 칭찬을 하고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럼 ............ 연습에 대한 보답인데, 정말 괜찮겠어?"

    "물론이오. 그날과 같은 ...... 아니, 그 이상의 '패배'를 받고 싶소."

    "패배를 원하다니, 참 특이하네 ......"



     미늘창을 들고, 다시 네 발짝 거리를 두고는 돌아본다.



    "정말 대단한 고수가 되었어. ...... 그럼 조금 더 세게 간다?"

    "언제든지 ......"



     갑옷이 사라지고 마왕이 나타났다.



     그 뒤로는 순식간의 일이었다.



    "자, 갔다 오렴."

    "ㅡㅡㅡㅡ!?"



     어느새 얼굴 옆으로 부드럽게 내밀어진 오른손. 곧이어 그 손목이 굽혀지며 뺨을 가격 당한다.



     통증보다 빠르게, 느낌보다 빠르게, 의식이 몸에서 빠져나갈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버린다.



     나무를 넘어뜨리며 숲을 날아가던 오니는, 곧장 앞서간 마왕에게 제지당했다. 이렇게 또 한 번 더 높은 경지를 알게 된 오니의 몸은 더욱더 강인해진다. 귀장이 또다시 목표를 알게 된다.



    "............"



     쿠쿠를 비롯한 오크들은, 마왕이 떠나고 난 뒤에도 몸하나 꼼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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