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5화 가르침(2)
    2024년 05월 24일 00시 08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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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버그! 그 씹는 느낌 없는 거!"

    "햄버그 역사상 보기 드문 부정적인 말을 들었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는 칠흑 같은 공간이었다.



     높은 천장도 넓게 펼쳐진 벽도 바닥도 울퉁불퉁하고, 주변에는 파헤치는 과정에서 나온 파편 같은 것들이 흩어져 있다.



    "우선은 이 잔해들을 모아서 공방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줄까?"

    "빨리 먹고 싶어!"

    "그래그래, 그럼 쿠쿠를 잘 부탁한다?"



     땅을 차며 재촉하는 렐가라는 소녀의 말에, 마왕은 손을 흔들어 대답하고 돌아갔다. 쿠쿠는 명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것에 명운이 다한 줄도 모르고.



    "...... 어이."

    "에?"

    "렐가가, 지도해 주마."



     생명의 위기, 생명체로써의 본능, 벌레의 신호, 표현은 다양하지만 쿠쿠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파악했다.



    "아챠~!"

    "갸악!?"



     옆으로 쓰러지는 순간, 뒤이어 돌풍을 일으키는 그림자가 지나갔다.



     지나간 것은 예상대로 렐가였지만, 그 힘은 역시 마왕의 부하였다.



     두 번 다시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방금 전의 발차기를 배에 맞고 터져 죽게 될 것이다.



    "그래, 그거면 됐어. 하지만 쓰러지지 마, 짜증 나."

    "자, 잠깐만......!"



     두려움에 목소리가 흐려지고, 제지하는 행동도 사범인 렐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자세를 낮추고 달려들 태세를 취한다.



     그곳에 새로운 위험 생물이 나타났다.



    "오, 여기 있었구나. 크로노 님 곁을 떠나면 안 돼. 금방 땡땡이친다니까, 정말......"

    "렐가는 일을 하고 있어. 도우산하고는 달라. 쉬지 마."

    "왜 그런 말까지 들어야 되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자꾸 안 된다고만 말하게 되잖아!"



     마왕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대로 지도할 셈이었던 렐가는, 화가 난 듯이 강한 악담을 내뱉고 있다.



     ...... 불 같은 주황색을 띤 거대한 뱀에게로.



    "...... 뭐야? 혹시 이 나약한 오크를 단련하고 있는 거야?"

    "그래, 가르치고 있어."

    "호오...... 그건 확실히 대단하네. 나 같으면 그냥 수건을 던져버렸어. 웬일로 착한 일을 하고 있잖아...... 아까는 미안."

    "안 돼."

    "안 된다니 ......?"



     감탄한 뱀은 여전히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서, 깜짝 놀라더니 그다음에는 목을 들어 머리 위를 노려보았다.



     그곳에는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박쥐 ............ 가 아니라 부엉이가 있었다.



    "...... 이봐, 돌아왔으면 너도 도와달라고!"

    "............"



     뱀을 무시하는 부엉이는 날개를 털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눈빛에 마술진을 그렸다.



    " ......!?"

    "다음, 간다?"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여, 의지와는 상관없이 렐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죽어!!!"



     방심했는지 살의가 새어 나왔다. 죽음의 외침과 함께, 첫 타격을 능가하는 속도로 발차기가 날아온다.



    "ㅡㅡㅡㅡ!?"



     또다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움직인다. 하지만 이번엔 어설픈 회피가 아닌, 최소한으로 보이는 멋진 회피를 보여줬다.



     문제가 있다면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뼈와 근육이 격렬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제외한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한 몸은, 쉬려는 행동은커녕 고통스러움을 표현하는 동작조차 허용하지 않고, 가차 없이 한계를 넘어서는 동작을 취한다.



    "아야~! 아야야야야!"

    "좋네, 그렇게 하면 돼. 약해도 맞히지 못하면 지지 않는 거야. 크로노 님처럼 완벽한 회피 기술을 익히라구."



     렐가의 맹공을 무모한 움직임으로 피하면서, 쿠쿠는 일찌감치 심폐기능이 한계에 다다랐고 의식은 흐릿해졌다.



     그러기를,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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