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4화 쿠쿠(3)
    2024년 05월 23일 22시 08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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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켜볼수록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아스라였지만, 조용히 긴 숨을 내쉬며 명상을 하는 것으로 견뎌냈다.



    "으~음, 뭐라 말해야 좋을지 ......"



     건축 자재 위에 서 있는 카게하도 말을 흐릿하게 내뱉는다.



    "싸움은 없어졌고, 정렬은 익혔다. ...... 하지만, 너무 갈길이 멀어."



     똑똑한 오크들 외에는 형식을 가르치는 과정에 생각보다 난항을 겪고 있었다.



    "역시 가장 강한 건 가간인가. 그 수준이 되었으니, 또 보상이라도 줄 건가?"

    "............"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오크들이지만, 가간을 포함해 몇 명은 '찌르기'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가르치는 무술은 통일하자면서, 마왕이 직접 제안했던 '가라테'라는 격투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크들은 찌르는 주먹의 기세에 상체가 딸려나가서, 걸음걸이까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편애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군. 불만이 있다면 너도 한 번쯤 받아보는 게 어때. 그분의 발차기를 배우지 않았나."

    "...... 주인께서 안 돌아오셔서 울 것 같으니, 그것도 좋을지도.......지만 주인의 차는 법을 남에게 가르치는 건 싫으니 적당히 해두지."



     삼백안을 부릅뜬 아스라의 옆에 카게하가 내려앉아, 어느 오크를 가르칠지 시선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다.



     푸른 안개의 마수가 내려앉더니 그 등 뒤에서 세 명이 내려왔다.



    "ㅡㅡ그럼, 파이트. 나는 이대로 마물에게 마력을 주고 올 테니, 먼저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



     굳게 악수하고 가볍게 흔들며, 어깨를 두드려 격려를 보내는 마왕.



    "......그럼 이만!"



     렐가도 흉내 내어 손을 맞잡고 흔들며, 허벅지를 툭툭 치며 쿠쿠를 격려한다.



    "......그럼 마스터, 렐가 선배.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스라를 잘 부탁해~"



     곧장 안개 마수 미스트를 타고 떠나는 두 사람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거짓말처럼 말수가 많아진 쿠쿠가 아스라에게로 걸어온다.



    "............"



     아스라의 관심 어린 시선은, 다른 오크들과 마찬가지로 쿠쿠에게 집중된다.



     마왕의 것과 흡사한 가면. 검은색 코트에 고급스러운 차림새, 특별한 장식이 달린 긴 칼을 등에 메고 당당하게 걸어온다.



    (...... 그분의 마음에 들었나? 아니, 그보다도 ......)



     축에 흔들림이 없다.



     뚜렷한 무예를 두르며 걷고 있다.



     주위의 오크들 사이에서는 그 선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냥 걷는 것에 빈틈을 찾을 수 없고, 자칫 잘못하면 공격하는 쪽이 빈틈을 만들어낼 것 같다.



    "...... 가간, 저놈을 찔러봐."

    "옙!"



     모여드는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눈앞까지 다가온 쿠쿠를 향해, 인간 종족의 어른과 아이 정도의 크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 가간이 달려간다.



    "쵸크찌르기!"



     겨우 몸에 익숙해진 주먹을 내밀어, 건방지게도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있는 쿠쿠를 물러서게 했다.



     하지만ㅡㅡㅡㅡ쿠쿠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진다.



    "...... 어, 어라? 뭔가 이상한 것을 본 것 같은."

    "............"



     주위를 둘러보는 가건의 뒤에는, 그 모습이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장비를 부러워하며 어렴풋이 바라보던 오크들은 이해할 수 없어 소란을 피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지켜보던 카게하와 아스라는 쿠쿠가 무슨 짓을 했는지 포착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멋지게 피한 것도 믿기지 않는데, 찌른 팔의 사각지대로 숨어서 지나간 건가 ......?"

    "............"



     어떻게 하면 7일 만에 저 녀석을 이렇게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을까.



     경외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무인으로서 쿠쿠에 대비하고 있는 자신들이 있다.



     오히려 지금의 쿠쿠는, 어떤 면에서 자신들을 능가하고 있다. 비교할 수 있을리가 없겠지만, 저렇게 화려한 회피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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