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3화 운카이(1)
    2024년 05월 23일 14시 41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노을이 지는 시간. 붉게 물든 평야에 '검은색'이 펼쳐진다.



     붉은 눈빛을 내뿜는 마술사 같은 마물에게서, 햇빛을 잠식하는 어둠이 흘러나온다. 격류가 되어 칠흑의 구름바다처럼 퍼져나간다.



     지표면을 타고 대지를 뒤덮으며. 어둠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마력량은, 마치 마왕 그 자체여서 기사대는 전율과 함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린다.



    "설마 ......! 저게 마왕인가!? 듣던 모습과 다르지 않은가!"

    "그럴 때가 아니야! 물러서라! 퇴각하라!!"



     발밑으로 흐르는 검은 구름바다에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꼈다. 의복과 육체가 부식되기 시작한 것도 그렇고, 아직 무언가가 있다. 무언가가 숨어있다.



     이제부터 무언가가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ㅡㅡㅡㅡ]



     사도는 손에 검은 불꽃같은 마력을 일렁이게 하여, 그 특이한 능력을 발현했다.



    "!? 뭐, 뭐야!"



     이상은 암흑의 구름바다에서 발생했다.



     마물의 발밑에 펼쳐진 구름 바다에서 무언가가 떠오른다. 분명한 물체가 되어 형체를 형성하면서 존재를 확립해 나간다.



     그것은 흐릿한 것이 아니라 누구의 눈에도 분명한 것이었고, 기사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 마술사 계열의 스켈톤?"

    "아니야, 저건 ......"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광택 있는 검은색의 사도와 같은 붉은 두 눈을 인간족으로 향했다.



     내포하는 마력과 다루는 마법은 쉽게 도시를 파괴할 것이다. 주변에 재앙을 퍼뜨리고 산 자를 혼돈에 빠뜨리는 위기의 존재.



     그 마물의 이름은........



    "...... 리치다."



     불멸의 왕이라고도 불리며, 현자로 여겨지는 마법사의 시체가 마물로 변해 탄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상의 마물이었다.



    "마물을, 불러냈다 ......?"

    "소환 마술인가 ......!"



     사도의 능력을 간파하고는, 못마땅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상대가 리치라면 생존은 불가능하다. 열 명 규모의 부대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오히려 주변 도시가 위험하다. 당장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동시에 군대를 집결시켜야 한다.



     사도. 아니 불멸의 왕과의 사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은 멀리서 훔쳐보고 있던 [늪의 악마] 하나뿐이었다.



     자기 방의 수정 너머로, 그 헤아릴 수 없는 위험성을 인식한다.



    [...... 어리석은 산 자들, 그것은 소환 마법 같은 것이 아니거늘]



     마법이 아니다. 그리고 불러낸 것도 아니다.



     자신이 늪지에서 부하를 불러내듯, 구름바다에서 꺼낸 것이 아니다.



    [이 녀석은 어떻게 된 일인지, 마물을 만들어내고 있군 ......]



     사도는 고위급 마물을 세상에 낳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농담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비범한 마력과, 수백 년 동안 쌓아온 불사성으로 언데드 창조의 기술을 익히게 된 것이다.



     사도는 '불합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ㅡㅡㅡㅡ]

    "............ 세상에 ......"



     시야에 펼쳐진 구름바다 곳곳에서. 불사왕 리치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먹구름에서 솟아오르는 무수한 그림자. 어둠의 마력에 의해 현자와 맞먹는 마법을 얻은 망령의 왕들이 공허한 울부짖음을 터뜨리고 있다.



     또한 ㅡㅡㅡㅡ그 사이를 비집고 죽음의 기운을 지닌 불길의 상징도 등장했다.



     수급을 손에 들고, 사신의 대변자로서 칼을 휘두르는 사악한 기사가 등장한다. 살이 타버려서 뼈가 보이는 애마에 올라탄 목 없는 갑옷 기사도 사도에 의해 탄생했다.



    "...... 듀라한이다 ......"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

     

     전설의 악마기사 듀라한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확실한 증언도 남아있지 않다.



     죽음을 예고하며 나타난 듀라한을 본 자는 반드시 죽을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 만남은 최후의 악몽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사의 악령 앞에서 일생을 마감한다.



     전차나 말을 타는 듀라한 역시 리치 못지않은 전설적인 언데드다. 그 힘은 미지수다. 리치와는 달리 손에 든 대검과 창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 두 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설종을 필두로, 사도를 중심으로 하여 구름바다 곳곳에서 언데드가 탄생한다.



     낫과 검이 합쳐진 듯한 무기를 든 검은 사신, 레이스. 금빛 문양이 수상한 천으로 덮여 있고 수많은 질병을 퍼뜨리는 고대의 원혼, 머미. 산 자의 근원인 생명의 힘을 빨아들이는, 해골의 상위 종족 와이트.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