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2화 미스터리한 능력(2)
    2024년 05월 23일 03시 38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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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날부터, 그는 자신이 태어난 세상을 비로소 감정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었다.



     색이 있고, 의도가 있고, 불멸과 생명이 있는 세상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마왕으로부터 자유를 허락받은 그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성 안의 한 장소였다. 하반신에서 검은 마력을 뿜어내며 1층 창문으로 내려와 실내 상황을 살핀다.



    "............"



     안에서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땠어!?"

    "뭔가 실패하지 않았어? 대단해!"



     스이렌과 라난큘러스가 막 주방에 도착했을 때,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메이드들이 첫 마왕과의 만남을 마친 두 사람에게 몰려들었다.



    "정말 힘들었어 ......"

    "역시 ...... 그래서? 마왕님은 어땠어?"



     공포와 폭력으로 카스 숲에 군림한 마왕.



     릴리아나 소문을 통해 들은 메이드들이 상상하는 마왕은, 근엄하고 무투파에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냉혈한 왕이다. 살인을 좋아하고, 살육을 마다하지 않으며, 호시탐탐 세계 진출을 노리는 냉혹한 왕인 것이다.



     하지만 스이렌은,



    "...... 정말 훌륭한 분이셨어."

    "뭐 ............?"



     아침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라난큘러스도 마찬가지여서, 다음 담당으로 뽑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두에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다음이 있더라도 내가 또 맡을 테니까. 이번엔 완벽하게 일하겠다고 ......!"

    "............"



     어안이 벙벙한 얼굴들이었다. 세뇌까지 의심하는 메이드들이지만, 아까부터 궁금했던 물건에 대해 드디어 물어본다.



    "그런데, 그 검은 뭐야 ......?"

    "이거? 이건 마왕님이 우리한테 뭔가 해보고 싶은 게 없냐고 물어보길래, 검이라고 말했더니 허리춤에 있는 것을 주셨어."

    "마왕님의 검을!?"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검사인 마왕이 사용하는 검이라니, 그 어떤 물건보다 값비싼 물건일 것이다.



     가슴을 펴는 라난큘러스를 부러워하는 시선은 매우 많다.



    "저는 불의 마술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마법의 위대함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마력을 도구에 담아주셨는데, 그것을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불꽃이 만들어졌어요."

    "말 타로트의 녀석들도 갖고 놀았어. 인간의 머리 따위는 다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 같더라."

    "게다가 조금 전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주셨어요."



     두 사람의 마왕에 대한 극찬이 한동안 끊이지 않는 바람에 저녁 식사가 크게 늦어졌다고 한다.



    [............]



     두 메이드가 무사히 지내는 모습을 확인한 후, 다시 어둠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넘쳐나는 마력은 소진될 기미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기준으로 힘을 휘두를 수 있을지를 막연하게나마 파악하는 가운데,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다.



     하지만 무례하게 도전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



     눈밑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마왕이 말했던 탐구자 중 두 명이 죽어 있다. 바위에 부딪혔는지, 제대로 파손되어 죽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지혜를 얻은 사일런터가 멀리서 바위를 던진 것 같다.



    [...........]



     이런 이런. 고개를 저으며 자연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인간을 내려다본다.



     방충제 가루가 비바람에 날아가면 개미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시체도 남기지 않고 숲의 먹이가 되고, 때로는 마물이 지며, 경쟁은 계속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없다. 때론 이기고, 때론 진다. 그것이 자연의 모습이다.



    [............?]



     서쪽 숲 밖에, 또 다른 일행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한다.



     샘솟는 장난기에 따라, 그들을 놀라게 하려고 그쪽으로 날아갔다.



    [......]



     하지만 눈앞에서, 숲의 외곽을 훑고 지나가는 길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내려서 자세히 보니 역시나 사람의 시체였다.



    "뭐야! 뭔가 나타났다!!"

    "윽...... 이 녀석, 대체 뭐야!"

    "무기를 들어라! 무기 들어!!"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울부짖는 인간족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시체를 관찰한다.



     특별한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인간족 남녀다. 칼에 무참히 살해되어 길가에 버려져 있다.



     저항한 기색도 없이 서로 껴안고 겁에 질려 죽어간 듯하다. 눈물의 흔적도 남아있고, 남자가 여자를 감싸 안은 듯이 덮고 있다.



     그런데, 어째선지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지도 않아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을 여러 가지로 상상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도적의 소행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은, 어떤 말이었다.



    [............]




     ㅡㅡ그녀들처럼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쪽도 그에 상응하는 '불합리'를 휘두른다.




    [............]



     한 무리의 인간족을 본다.



     손에는 검을 쥐고, 강인한 몸으로 무장을 하고 있어 노인들을 죽이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 ----]



     얼굴의 골격이 뒤바뀌면서, 웃는 얼굴에서 진지한 얼굴로 바뀐다.



     스스로에게 생겨난 파격적인 능력을 사용해 불합리를 저지른 인간족에게 힘을 행사하기로 결심한다.



     마왕에 의해 태어나, 마왕이 부여한 신과 같은 능력을 처음으로 이 세상에 드러낸다.



     ㅡㅡㅡㅡㅡ암흑이, 넘쳐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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