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42화 미스터리한 능력(1)
    2024년 05월 23일 03시 38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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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마수보다 한발 늦게 어둠의 권화가 내려앉았다. 끝없는 어둠을 흩뿌리고, 세상의 생물을 뛰어넘는 이상한 존재가 출현한다.



    "읏............"

    "......큭."



     드리워진 검은 중압감에 의한 강제적인 허탈. 허둥대는 탐구자들과 마왕 사이에 그것은 내려앉았다.



     마술사 같은 의복 사이로 보이는 검은 골격이 뿜어내는 마력은 어마어마하여, 나타나기만 해도 주변 일대를 짓누르는 압력을 만들어 낸다.



     왕의 위엄을 풍기면서, 어둠을 다스리는 마신이 탐구자들의 앞에 선다. 홍색으로 발산하는 매서운 눈빛으로 인간들을 포착하자, 왜소함을 조소하는 것처럼 내려다보았다.



    "죽이지 마. 그들은 전령으로 삼고 싶어. 우리의 주장을 한 번은 전해야 둬야 해."

    [............]

    "...... 그래. 협박하는 정도라면 시도해 봐도 괜찮아."



     마왕의 지시에, 그는 과장된 몸짓으로 의견을 표했으며, 분명한 허락을 받고 나서 검지손가락을 탐구자 등에게 가리켰다.



     그러자 암흑 속에서 ㅡㅡㅡㅡ 칼끝이 튀어나온다.



     손가락 끝에서 녹슨 강철 검이 사출 되었다. 섬광은 순간적으로 뚫고 지나갔다. 어찌할 새도 없이 탐구자 사이를 꿰뚫고 지나간 칼날은 고막에 바람 소리만 남겼다.



    "............"



     손끝 하나로 행한 '위협'은, 탐구자뿐만 아니라 구울들까지도 벌벌 떨게 만든다.



    "오 ......"



     마왕만이 기쁜 듯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겁에 질린 탐구자들에게, 불합리에 대한 대가를 알려준다.



    "너희들이 자기 일을 하는 것은 상관없다. 관심도 없다. 하지만 너희들이 '자연스러운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자비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만은 잊지 말도록."



     오만함을 감추지 않는 마왕은 발걸음을 돌려 메이드들을 마수에 태웠다. 금세 날아가는 마수를 배웅한 뒤, 어깨너머로 가볍게 시선을 돌렸다.



    "나쁜 자신을 이 숲에서 내보낸다면, 돌아오는 것은 아주 크다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마왕은 비장의 카드인 사도를 따라 숲 속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 나는 조악함을 싫어하니까."



     발걸음을 멈추더니, 한 마디만 남기고서.



     이 경험을 가지고 돌아온 탐구자는, 조합에 마왕 토벌은 불가능하다고 보고했다. 마왕 자신만 강했다면 대규모 토벌대와 치밀한 작전을 통해 토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왕에 버금갈 정도로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부하들까지 상식을 깨는 강자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왕까지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진정한 마왕의 뛰어난 능력은 구심력과 카리스마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안개 마수, 암흑의 사도, 늪의 악마에 멸귀의 장군은 바로 사천왕이라는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라이트 왕국, 라르만 공화국, 그리고 말 타로트국과는 다른 마왕의 모습이 공국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다녀왔어~"

    [음...................그래서, 그 녀석은?]



     당사자인 마왕은 마물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늪의 악마]에게로 돌아갔다. 이미 마왕의 정장 차림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떠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문으로 들어온 것은 마왕뿐. 아직도 많은 수수께끼에 싸인 그 마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숲을 둘러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라면서 보내줬어."

    [멍청한 짓을 ....... 아직 뭣도 모르는 상태로, 본질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유를 주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 게냐]

    "...... 너한테도 본질을 모른 채로 꽤 자유롭게 해 줬던 것 같은데? 모리가 자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다니까?"

    [그 누구보다도 본질을 모를 폐하가 할 말인가. 게다가 나는 분별력이 있지. 같은 취급은 곤란한 게야]

    "분별력 있는 마물이 숲을 불태우는 규모의 마법을 쓰지는 않아."

    [캇! 난 어떻게 되어도 모른다]



     하지만 모리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수수께끼의 마물이 보여준, 단 한 번의 편린.



    [...... 녀석이 한 짓은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네. 그냥 내버려 두기엔 위험하다고만 충고하지]

    "칼날을 만든 거? 모리도 비슷한 마법을 쓰고 있잖아?"

    [마술, 이라면 ......]



     하지만 그 괴물은 마력을 썼을 뿐이었다.



    [녀석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은 게야. 뭔가 있어. 뭔가 ...... 그 연금술적인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비밀이 있을 게야]



     마왕은 모리의 깊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태연한 태도로 수정을 가리켰다.



    "그렇게나 걱정이 된다면 ...... 나쁜 취향이지만, 이것으로 조금 감시해 볼까?"

    [............]

    "그리고 이름을 붙여줘야지. ...... 내가 붙여도 돼?"

    [...... 마음대로 하게. 그 괴물을 만들어낸 건 폐하니까]



     수정을 향해 뼈가 있는 손을 대충 가리켜서, 마력을 담아 엿보기의 마법을 발동한다.



     수정에 부감적인 광경이 비치자, 지금 막 이동을 마친 그 인물을 포착한다.



    "그럼, 어디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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