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37화 마왕의 위엄(4)
    2024년 05월 20일 19시 51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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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들은 마법을 쓸 수 있는가?"

    "저, 저희는 초보라서, 모리 님께 배웠음에도 간단한 마술조차 누구도 할 수 없어서요 ......"



     모든 면에서 완벽한 마왕의 신하로서 아쉬운 마음은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마술이란 문턱이 높고 고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타고난 영리한 자들이 배우고 지식을 쌓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군."



     그러나 마왕은 비관하지도 동정하지도 않았다. 스이렌에게 다가가 불에 탄 듯한 십자가를 건넸다.



     내민 손을 보고, 재빨리 받아 든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



    "...... 저기, 이것은 뭔가요?"

    "실제로 해보자. 이쪽으로 와라."



     벽가에서 시험장으로 걸어 나오게 하고, 마도구를 든 손을 들게 한다. 그 오른손에 마왕의 손이 뻗어왔다.



    "읏......!"

    "조금씩 마력을 흘려보낸다. 그 도구에 집중하면 돼."

    "네......!"

     

     밤처럼 어두운 마력이 수중에 모이자, 마도구가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



     비유하자면, 숨을 쉬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사나운 생물을 손에 쥐고 있는 것 같았다. 억누르지 않으면 폭주할 것 같은 위태로움을 깨닫게 한다.



    "이제 전방으로 풀어줘도 될 거다."

    "알겠습니다."



     두려우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호기심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스이렌은 그 속삭임대로 마도구에 깃든 맹수를 풀어놓았다.



    "앗......"



     눈앞을 뒤덮는 화염의 맹렬함. 비일상적인 연소 현상. 자신이 발동한 것 같지 않은 강력한 불의 마법이었다. 틀림없이 마법의 불이었다.



     불길의 발생은 순간적이었지만, 화염의 꽃을 스이렌의 가슴에 새겨 넣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열에 달아오른 얼굴로 멍하니 서 있다.



    "............"

    "처음이라면 이런 거지만, 이게 바로 마법이다. 직접 해보니 알 수 있는 것도 있겠지?"

    "마왕님 ......"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 마왕은 돌아서서 라난큘러스를 바라보았다.



     시선을 받은 라난큘러스는 어색하게 몸을 경직시키며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 라난큘러스에게도 뭔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마법이라면 너도 경험해 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저, 저는 ......"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군. 말해 봐."



     라난큘러스에게는 동경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아스라나 카게하처럼, 마법보다 눈에 보이는 힘이었다.



    "...... 저는 ............ 검을 배우고, 싶어요."



     작은 목소리로, 이전부터 은근히 흠모했던 소망을 말했다.



     마을 소녀가, 타락한 평민이, 나약한 구울이, 무슨 건방진 짓을 한다고 생각했을까.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인 라난큘러스였지만, 마왕은 다소 망설이다가 움직였다.



    "............ 이걸 써라."

    "에 ......?"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한참을 바라보며 아까워하다가 내밀었다.



     수많은 맹수와 패자를 베고 왔을 법한 마왕이 그 검을 내밀었다.



    "............"

    "다른 무기로 바꿔도 좋지만, 우선은 원하는 대로 검부터 시험해 보자."



     벨트를 풀고 길이를 조절하며, 기겁하며 굳어버린 라난큘러스에게 채워준다.



    "목표와 즐거움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칼집에서 검을 꺼내어, 검신을 들고 칼자루를 내밀며 말을 건넸다.



    "............ 라난큘러스?"

    "네엣!"

    "우선은 마음대로 휘둘러 봐라. 카게하나 아스라에게 전해놓을 테니, 쉴 때 배워 보는 것도 좋겠지."

    "............"



     계속 들게 하는 것도 무례한 일이라며, 마왕의 검을 향해 주춤거리며 손을 내민다.



     사람을 해치는 무기임에도 불구하고 강철색의 소박한 검신은 거울처럼 맑고 깨끗하다. 가느다란 칼날부터 칼끝까지 시선을 옮기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곧게 뻗어 있다.



     손잡이도 묘하게 손바닥 모양과 잘 어울리고, 칼자루의 디자인 하나만 봐도 매혹적이다.



     이것이, 검.



    "...... 당분간은 목검으로 기초를 익히고, 익숙해지면 그걸 연습용으로 쓰면 돼."

    "이건 ...... 제 보물로 방에 장식할게요!"

    "최소한 호신용으로 갖고 다니지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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