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37화 마왕의 위엄(1)
    2024년 05월 20일 19시 49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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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하아 ......"

    "............



     수상한 시술로 분명 컨디션이 좋아졌을 텐데, 눈앞에서 어지러워하는 릴리아. 호흡도 거칠고 오히려 열이 나는 것 같다.



     시술 중에도 마치 낚아 올린 물고기처럼 몸부림쳤던데, 혹시 악영향이 있는 걸까?



    "...... 몸은 괜찮아졌어? 혹시 나빠지지는 않았고?"

    "아, 아니요, 아주 좋은 느낌이에요 ......"



     정말인지 의심하는 나를 용서해 달라. 세 사람 모두 예사롭지 않은 반응과 결과를 보여줬지만, 항상 한결같이 대답은 이렇다.



     나를 배려해서 참고 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



    "감각적으로는 어때? 아파? 괴롭진 않고? 기분 좋아?"

    "............ 아마 기분 좋아요."



     ......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야 할 터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사정이 다른 모양이다. 하지만 기분 좋다면 온천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문제없지 않을까.



    "릴리아의 몸이 주인님으로 채워지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뭐, 사실 그렇기는 한데...... 다른 데서는 말하지 마라?"



     그런 말을 들으면 이 회사에서는 최고급 성희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피로를 풀어주는 것뿐인데도.



     역시 잘 모르겠다.



    "그럼, 릴리아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응 수고했어. 가는 길 조심하고."



     어쨌든 기운이 돌아온 것 같아서, 찻잔의 차를 마시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릴리아를 배웅했다.



     이후에는 어떻게 할까? 점심까지 다시 운동이라도 할까.



     아, 교대로 두 사람이 오는 거였지.





     .........



     ......



     ...





    "ㅡㅡ실례하겠습니다."



     고개를 깊이 숙인 릴리아가, 마차와 함께 마왕의 집무실에서 나온다.



     아침 식사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빠른 퇴실이다.



    "...... 두 사람을 소개하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바로 입실하시고, 부디 실수가 없도록 하세요."



     이 말만 남긴 릴리아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휘청휘청 걸어 나갔다. 손수레를 디딤대 삼아 어정쩡한 걸음으로 .......



    "가요. 시간이 없으니까."

    "어, 어어......"

     

     머릿속으로 치밀한 행동 계획을 세우는 버릇이 있는 스이렌이 문 손잡이를 잡았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다잡고 방에 들어섰다.



     뒤이어, 구울이 되어도 다혈질과 거친 말투가 빠지지 않은 라난큘러스가 뒤따른다.



    "............"

     

     실내에는 고급스러운 왕의 복장을 하고 책상에 앉아 두꺼운 마도서를 읽고 있는 마왕이 있었다. 가면을 쓰고 가끔씩 쌓여있는 책들 사이에서 책을 꺼내어 내용을 살피고, 펜을 들고 종이에 뭔가를 끄적이고 있다.



     아침 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아마도 밤새 작업한 것 같다. 손을 씻기 위해 일어났던 구울도, 마왕이 머무는 동안 방의 불이 꺼진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벽 쪽에 의자를 준비해 뒀다. 내가 조사하는 동안 앉아서 쉬고 있어."

    "......! 시 실례했습니다!"



     알현 당시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마왕은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처럼 당당하고 속인들과 다른 풍채에 감탄하게 된다.



     서둘러 사과를 한 뒤 벽가의 의자를 찾다가,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는 의자로 서둘러 향했다.



    "............"

    "............"



     서는 자세, 앉는 자세, 걷는 자세, 절하는 자세,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했다.



     배운 대로 주인에 부끄럽지 않게 바른 자세로 앉아서 역할을 기다린다. 격무에 시달리는 마왕을 지독한 긴장감과 함께 주시하며, 릴리아가 가르쳐준 대로 계속 주의를 기울인다.



    "............"



     마왕의 두뇌는 그 왕국의 기린아로 불리는 셀레스티아 라이트를 능가한다고 들었다. 지금의 모습이 그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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