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장 235화 출장의 폭풍(1)
    2024년 05월 20일 03시 58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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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작전이 실행되려고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왕족이 둘이서 적진에 들어가야만 한다.



     동행하는 호위병도 극소수. 게다가 라이트 왕국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도 동행한다고 한다.



     비밀리에 왕도에 잠입하여 원하는 물자를 탈환해야만 한다.



    "...... 네!?"



     라이트 학원에 다니는 남작가의 영애가 놀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다가, 황급히 길을 열며 고개를 숙인다.



    "신경 쓸 필요 없어. 여동생의 성적에 대해 강사와 이야기를 나누러 왔을 뿐이다."

    "네......!"



     여동생 에리카를 대동한 알토가 몇 년 만에 학교를 찾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트 왕국에서 이미 기사단을 이끌고 있는 알토에게 부러움과 존경의 시선이 쏟아진다.



    "돌아왔다고 하더라. 무슨 낯짝인지, 유급 난무를 끝내고서 돌아왔다고 하더라구. 슬슬 그 녀석도 때가 된 모양이야."

    "입조심해. 그런 말을 들으면 상대가 아무리 왕족이라 해도 반발하고 싶을 거다. 기골이 장대한 무인이면 더더욱."

    "오라버니도 만나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걸. 만나기도 전에 이미 알겠어. 어쩌면 인사도 하기 전에 껍질이 벗겨질지도 몰라."



     연이어 학생과 교관들의 인사를 받으며, 두 사람은 호위하는 기사들을 데리고 살롱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살롱에서 나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날카로운 소리가 은은하게 귓가에 들려왔다.



    "...... 뭔가 소리가 들리는데, 이럴 때는 대개 그 녀석이 하는 거야."

    "............"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토를 제쳐 두고, 에리카는 반사적으로 진상을 파악한다.



    "앗 〜〜〜〜〜!"



     순간적으로 살롱의 접수창구에서 성난 얼굴의 반장이 화살처럼 튀어나왔다. 예민한 귀로 살롱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감지하고, 대단한 기세로 돌진한다.



    "나도 갈래!"

    "...... 이런 이런......."



     반장을 따라서 뛰쳐나가는 말괄량이를 보고, 알토도 그 뒤를 쫓는다.



    "ㅡㅡ그라스 군!"



     뛰어 들어온 반장이 남자의 살롱을 둘러보며 기괴한 소리의 발원지를 찾는다.



    "...... 반장님, 또인가요. 그만 좀 해주시죠 ......"

    "그건 ...... 이쪽의 대사라고!!"



     다리를 꼬고 바위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는 그라스. 책에서 눈을 들어 숨을 헐떡이는 반장에게 한숨을 내쉬며 말하지만, 분노를 품은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그만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오늘 아침부터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 소리라뇨? 그러니까 증거를 보여 달라고 아까부터 말했잖아요?"



     책갈피를 끼워 넣고 책을 덮으며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치이이......"

    "으으으......"



     어느새 옆에서 으르렁대는 에리카와 함께, 반장은 방 안을 둘러보며 소리의 발생지를 분석한다.



    "말투가 나쁜데요? 뭐 반장님도 이제 나이가 나이이니, 이명이라도 온 거 아닐까요?"

    "노인을 무시할 셈이냐, 이 자식!"

    "제가 무시하는 건 반장님입니다. 왜냐면 고집만 부리니까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일어선 글라스는, 어깨를 돌리며 나태하게 말했다.



    "저는 이제부터, 아시는 대로 그분을 상대해야 해서요."

    "눈앞에 있는데 ......!?"

    "기별도 없으면서 찾아오면 데려다준 뒤 돌아오고 있으니, '응?'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지만요. 하지만 나름의 마중은 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 뵈어도 왕녀니까요."

    "앗싸아아아! 불경죄로 참수다아! 단두대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디 보자!"



     그라스는 분개하는 두 사람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린 다음, 등을 떠밀어 방에서 내쫓았다.



    "그럼, 예약 시간까지 더 이상 오지 말아 주세요. 휴식 시간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아서는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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