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ㅡ"
[히히히]
어둠을 뿜어내며 일어서는 흑기사에 맞서, 사령을 주변에 휘감으며 웃는 토니.
[어리석게도, 그 모습에 어떤 바보들은 희망을 품지. 근거가 없는 것에도 집착하고 믿어 버려. 아무런 논리도 이치도 없어도 말이야. 세상의 바보들은 자신이 바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 왜냐하면 바보니까]
"상당히 짜증이 나 있군. 마치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은ㅡㅡ"
역대 최고 속도로 토니가 뛰쳐나왔다. 칠흑의 마력을 뚫고서 흑기사를 들이받아 다른 쪽의 오크스로 돌진했다.
"ㅡㅡㅡ!"
『----』
휘두른 <비취>는 송곳니에 끼어 칼날이 상했고, 오른팔도 제압당해 오크스를 관통하는 동시에 희망의 끈인 쌍검이 공중으로 튕겨나갔다.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밤의 검>이 날아가 버린다.
두 사람은 그대로 몸이 엉킨 상태로 굴러다닌다.
[검이 없어도 상대할 수 있을까나!?]
"크으ㅡㅡㅡ!!!"
날아가는 속도는 멀리서만 볼 수 있는 수많은 관객들이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시야를 넘으면, 그때마다 고개를 흔들어 그 뒤를 쫓는다.
[ㅡㅡㅡㅡ!]
던지는 흑기사를, 손피리로 조종하는 사령의 용오름이 때린다.
하지만 날아가는 일 없이 다시 토니가 발로 차버린다. 사령과 토니의 사냥이 시작되었다.
토니를 닮은 붉은빛이 선을 만들고, 사령으로 보이는 붉은 집합체가 동조하며 하늘을 달리며, 검은 그림자를 번갈아 가며 시야를 오가며 몇 번이고 공격한다.
"큿......ㅡㅡㅡㅡ"
어떻게든 자세를 가다듬고 검을 뽑아 휘두르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으로 받아내면서 부딪힌다.
누가 보아도 분명하다. 이것은 그가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흑기사는 분명 가장 적합한 영웅임에 틀림없다. 무술도 검술도 능숙하고, 마력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사람이 쌓아 올린 무술도, 사람이 만든 무구도 환상으로 여겨지는 야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단순한 강철의 검 따위는 아무런 통증을 주지 못한다.
"큿ㅡㅡㅡㅡ"
강철의 검에 균열이 생긴다.
붉은 발광체가 궤적을 만들 때마다, 약속의 검에 균열이 생긴다.
[자, 이건 어때?]
"큭........ ......!?"
사령들에 의해 날려 보내진 뒤, 등을 짓밟혀서 땅이 꺼져버린다.
[더 엄청난 녀석인 줄로만 알았는데 .......]
머리를 잡아당겨 공중에 매달린 상태가 된다.
"............!"
[냠~~]
괴로움에 휘두른 마지막 검이, 씹혀서 부서졌다.
[...... 이제 끝이려나~?]
"............"
[이번 것은 그럭저럭 괜찮았어. 듀어를 민중으로 격하시킨 게 정답이었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본보기로 하기에는 부족할 뻔했거든. 협조해 줘서 감사야 감사]
부서진 인형처럼 매달려 있는 흑기사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눈을 돌린다.
하지만 본인은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 그렇게나 무서웠나?"
[................뭐?]
"그는 확실히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진짜로 죽임을 당할 뻔한 것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
정말 무서운 것은, 진짜 영웅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 긍정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영웅이니 괴물이니 하는 건 상관없어. 지금 맞아보고 알았다. 넌 그저 복수심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있는 거야. 이 세상을 증오하고, 손에 쥔 힘을 끝없이 휘두르고 있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할 셈이지? 그렇다면 그가 부탁했던 대로, 널 쓰러트릴 뿐이다."
[호오......? 이 상황에서 아직도 그런 말을 하네~]
토니가 흑기사를 손에서 떨어뜨린다.
땅에 떨어지는 순간, 상체를 물어뜯어 찢어 버린다. 머리부터 통째로 물어뜯어 갑옷을 통째로 부순다.
[ㅡㅡㅡ!?]
토니는 입을 열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날아가 버렸다. 멈춰 서면서 아픈 가슴팍을 보니, 구멍이 뚫려 움푹 파인 자국이 있다.
토니뿐만 아니라, 관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흑기사에게로.
"여기서, 이 자리에서 반드시 쓰러뜨린다 ............ 그것이, 약속이다."
왼손에 든 망치로 검을 내리쳐 칼날을 복원시킨 흑기사가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