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9. 너는 나의 포로가 된다(1)
    2024년 05월 06일 20시 22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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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름이라도 물어볼까 싶어 내가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소녀는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짓는가 싶더니, 잠시 느슨해진 경계심을 다잡는 듯 다시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나, 를......"
    "응?"
    "어떻게 할, 생각 ......?"

     어떻게 하냐니 .......

     마치 협박하듯 열심히 노려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하다.
     애초에 나는 저택의 방범 마법에 걸려 밖에서 쓰러져 있는 그녀를 구해 간호하고 있었을 뿐이다.
     갑자기 어떻게 할 셈이냐고 물어도, 대답이 난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 아니, 혹시 방범마법을 맞고 기절한 충격으로 인해 직전의 기억이 없어진 것일까?
     내가 나쁜 마법사라서 강제로 이 저택에 끌려왔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이 기묘한 경계심도 납득이 가지만 .......
     어쨌든 그녀가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일단은 대화를 계속하면서 그 오해를 풀고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 같다.

    "나는 너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아."
    "......"

     믿지 않는 눈빛이다.

    "나는 밖에서 쓰러져 있는 너를 주워와서 여기서 간호한 것뿐이야.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할 생각도 없어."
    "...... 쓰러져 있었어?"
    "그래. 이 저택은 내 집인데, 억지로 들어가려고 하면 방범마법이 발동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그런데 네가 그거에 걸려서 쓰러진 것 같은데 ...... 기억나지 않아?"
    "............ 아!"

     반응으로 미루어 보아, 역시 직전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의아한 표정을 짓던 소녀였지만,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억을 되찾은 듯 목소리를 높이며 눈을 크게 떴다.

     이제 조금은 경계를 풀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오히려 소녀는 더욱 불신을 키운 듯,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눈빛을 보내왔다.

     그 눈빛에서 약간의 두려움의 색이 느껴졌다.

    "......"
    "......"

     으, 으음 .......
     기억이 돌아왔다면 왜 방범마법에 걸렸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저 모습으로는 순순히 대답할지 의심스럽다 .......
     적어도 단순히 폭풍에 휩쓸려서 우연히 휘말린 ...... 것은 아닌 것 같은 분위기다.
     즉, 그녀가 방범마법에 걸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스스로 이 저택에 침입을 시도했다고 가정한다면 ......, 어떤 목적으로 내 저택에 몰래 침입하려 했던 것일까?

     단순히 사정을 알고 싶을 뿐이니 고의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금품을 원했다거나 하면 당연히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겠지만, 적당히 청소라도 시키고 보내는 식이라면 상관없다.
     이 집은 세 명이 사는데 비해 너무 넓다. 자주 사용하는 방이나 복도는 가끔 청소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곳은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도 고의로 침입해도 화내지 않겠다 ...... 라는 말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들었을 때 정말로 믿을 바보가 얼마나 될까.

     이 세상에는 범죄자를 위병에게 넘기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규칙이 있다.
     그 포상금 자체는 미미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인재가 귀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범죄자는 웬만한 극악무도한 사람이 아닌 이상 범죄자는 범죄 노예가 되어 노예상에 팔려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팔린 가격의 몇 퍼센트를 현상금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만약 이 소녀가 노예로 팔린다면, 그 대가가 상당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옷차림이 상당히 초라하고 지저분해서 알아보기 어렵지만, 외모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나는 딱히 위병에게 넘길 생각은 없지만.
     하지만 주거침입의 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을 그녀에게는, 그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악의 전개일 것이다.

     으음, 어떻게 하지 .......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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