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누군가를 지배하면 할수록 음마 자신도 점점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만큼 수색을 해도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는 것은, 사람을 완전히 지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기껏해야 일시적인 가벼운 세뇌로 식량과 잠자리를 확보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긴급 소집 때 모였을 때는 내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도망친 걸 보면 꽤나 소심한 음마인 것 같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높은 랭크의 여성 모험가들이 총출동해서 찾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도망칠 곳이 없어진 음마를 처치할 수 있을 거야."
"응 (그렇구나. 그럼 안심해도 되겠네?)"
"...... 다만, 뭐...... 내일은 제대로 된 수색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광장을 지날 때, 그 중앙에 자리 잡은 석상을 흘깃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광장에 있는 석상은 거대한 개구리 위에 작은 새가 올라타고 있는, 언뜻 보기에 의미심장한 디자인이다.
그 실체는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마법의 도구로, 마을이나 도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흔히 볼 수 있는 조형물이다.
작은 새가 가리키는 것은 맑은 하늘. 개구리가 가리키는 것은 비 오는 하늘.
즉, 새의 눈이 빛나면 내일 날씨가 맑을 것이고, 개구리의 눈이 빛나면 비가 온다는 뜻이다.
그 석상이 이번에는 개구리의 눈이 꽤 강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빛의 강도는 그 날씨가 얼마나 심한지를 나타내는데, 내일은 상당한 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구름 낀 날씨도 상당히 수상하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내일은 수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오늘은 집에 돌아가면 문단속을 확인해야겠어. 방범 마법도 폭발하지 않도록 점검해 둬야겠고."
"...... 도울 수, 있는 일 ...... 있어? (나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글쎄 ...... 그럼 나는 마법 쪽을 점검할 테니, 시이나는 문단속을 부탁할게."
"응. (응. 맡겨줘~)"
고개를 끄덕인 시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고양이 귀가 움직인다.
쓰다듬어 주는 것에 대한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긴급의뢰는 파기할 수 없다. 그리고 음마를 좀처럼 찾지 못해 연일 발품을 팔며 흔적 찾기에 여념이 없다.
궂은 날씨라고는 해도, 내일은 오랜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반가울 것이다.
물론 그것은 나도 같은 마음이다.
필리아도 요즘은 집에만 있어 외로워하는 것 같았지만, 내일만큼은 그런 고생을 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그래...... 응.
내일은 필리아의 마법 공부도 쉬고 셋이서 놀아볼까 한다.
보드게임 같은 것은 도구만 준비하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돌이켜보면, 이 세상에 와서 그런 놀이를 부담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던 것 같다.
왜냐면 전생과 달리 전자기기가 없어서, 그것을 아는 나로서는 이 세상의 오락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기껏해야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시간이 나면 요리 공부를 하거나, 집을 마법으로 요새화하거나, 정원 가꾸기에 몰두하거나 .......
그리고, 그...... 자기가 자기를, 그 ...... 아니, 응,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누군가와 함께 놀아본 지가 너무 오랜만이다.
그래서 조금 들떠 있는 것도 ...... 분명 어쩔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