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솔직히 말해서 난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1)

 

　모험가 길드의 지하실.
　그저 넓기만 한 공간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 때로는 모험가 합동 훈련소, 때로는 모험가 랭크 승급을 위한 시험장 등 다양한 용도에 따라 수시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긴급 소집으로 모인 많은 모험가들을 한 곳에 모아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집회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할로짱......뭔지...... 몰라?(음 ...... 할로짱. 왠지 좀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 뭐지 ......)"

　나와 시이나는 이 도시에 단 두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S랭크 모험가, 바로 그 두 명에 해당한다.
　특히 시이나는 그녀의 이명인 '블러디걸'이라는 소문이 따라다니는 관계로, 주변 모험가들이 두려움과 경외심에 조금 거리를 두고 있으며 가끔씩 수군거리는 정도다.

　그런 와중에 시이나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는 행동을 하자 일부 모험가들이 "헉!" 하고 비명을 질렀다.
　시이나는 그저 조금 움직였을 뿐이라서 무례한 행동이긴 하지만, 나도 과거에 시이나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심정을 잘 알 것 같다 .......
　지금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많이 익숙해졌지만, 이전의 나였다면 아마 시이나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숨어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발견되는...... 어째선지 발견되는 부분까지 손쉽게 상상이 된다.......

"위화감......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성 모험가들만 있다는 점을."
"......! 아, 맞다! 눈치채지 못했어 ......)"

　지금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높은 랭크의 여성 모험가들뿐이다.
　이전 '철진룡' 때는 마법사 모험가들만 모였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전투 스타일에 따른 구분은 없는 것 같다.

　성별이 긴급 의뢰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 걸까?
　어느 쪽이든 곧 설명이 있을 테니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 그건 그렇고.

"...... 흠."

　...... 이것이 색욕을 부추기는 목적의 얇은 책이었다면, 이 뒤에 등장할 남자들이 모두를 최면에 걸리게 하여 최면 하렘 상태를 만든다고 해야 할까 ......

　이 많은 수의 고랭크 모험가들을 상대로 환각 마법을 한꺼번에 걸 수 있는 엄청난 마법사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이런 식의 수상한 느낌의 책에서는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음. 뭐,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 있지만 .......

　......, 혹시 모르니 환각 마법의 대책 마법을 써볼까.
　일단, 일단은이다.......?
　시이나를 그런 곤경에 처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 .......

"...... 할로짱(아, 할로짱. 설명이 시작될 것 같아)"
"아, 시작하는 것 같네."

　준비된 단상 위에 길드 직원 중 한 명이 서 있다.
　나의 걱정은 당연히 기우였는지, 정상적으로 긴급 소집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먼저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긴급 소집에 응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긴급 소집에 이르게 된 경위와 사정을 이야기하고서 마지막으로.

"ㅡㅡ이 도시에 숨어 있는 외톨이 음마. 이대로 내버려 두면 많은 사람들이 그 마수에 걸려 ...... 최악의 경우 내란과 같은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그 음마의 잔당을 수색하고 토벌해 주셨으면 합니다."

　역시 예상대로 새로운 긴급 의뢰에 관한 것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며칠 전, 한 A급 모험가 팀이 도시 외곽에서 소문으로 떠돌던 음마의 조사 의뢰를 맡았다.
　조사 결과, 음마가 숨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곧바로 토벌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