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상급 마법은 위력이 너무 높아서 주변에 불필요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애초에 강한 마물을 앞에 두고서 마법에 의식을 집중하거나 발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하는 것은 그냥 자살행위다.
물론 쓰임새가 없는 것은 아니며 제대로 강한 마법이지만, 쓰임새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선제공격으로 한 번만 사용하거나, 잔챙이 섬멸용이라든가 하는 용도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대부분의 마물은 이 랜스 계열 마법을 연사하면 끝이라는 것이 마법사 모험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랜스 계열 마법을 무영창으로 속사 할 수 있게 되면 마법사 모험가로서 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법사라고 하면 머리가 좋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하는 일은 '일단 날려버리자'는 식의 무식쟁이입니다.
뭐 솔직히 말해서 군체 슬라임 정도는 더 큰 마법으로 순식간에 증발시킬 수도 있지만 ...... 슬라임 대작전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야 할 것 같다.
...... 하지만 .......
"............ 으음 ......"
...... 좀처럼 슬라임이 시이나의 몸에 달라붙지 않네 .......
전투가 시작된 지 1분 정도 지났지만, 시이나는 지금도 여전히 힘차게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내가 예전에 가르쳐 준 공중에서 발판을 만드는 마법을 그녀는 이미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베어서 튀는 체액을 멋지게 피하고, 그 기세를 이용해 공격하기도 .......
...... 이, 이상하네 ...... 설마 시이나, 내 마법이 옷에 효과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아니, 그럴 리가 없어 ...... 큭, 설마 고의로 결함을 남겼다고 생각되지 않도록 시제품이라고 말한 게 화근이 된 건가 ......?
효과가 있을지 몰라서 최대한 닿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건가?
괜찮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어! 신체 어느 부위에 닿아도 절대 다치지 않으니까요! 옷은 녹겠지만!
왜지? 평소에는 피를 엄청나게 뒤집어쓰잖아. 그래도 전혀 개의치 않았잖아.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슬라임의 체액을 뒤집어쓸 줄 알았는데 .......
왜...... 어째서.......
이상하다...... 뭔가 이상해.......
"...... (피도 안 나고, 할로짱도 있으니 왠지 평소보다 안심하고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주변도 잘 보이고 ...... 그래도, 으으 ...... 할로짱의 마법 덕분에 뒤집어써도 괜찮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역시 저런 축축한 것은 만지고 싶지 않아. ...... 피보다 더 싫어 ......)"
...... 큭! 역시 시이나, 분명 자신의 의지로 점액을 피하고 있구나!
안 돼, 이대로 가다가는 시이나가 슬라임에게 당하기 전에 군체 슬라임이 먼저 당할 거야!
힘내라! 더 힘내, 군체 슬라임! 지지 마! 일어서!
광범위하게 점액을 내뿜는다든 방법도 있을 거 아냐? 그, 과즙이 팍 터지는 느낌으로! 슬라임이 그렇게 공격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지만!
왜 그렇게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삼키려고 하는 거야? 그렇게 달팽이처럼 느릿느릿하게 움직여갖고 시이나에 맞을 리가 없잖아! 좀 더 고양이가 쥐를 공격하는 것처럼 ......!
큭, 가라! 거기야! 지금이닷~! ...... 안 되네!
젠장...... 군체 슬라임은 믿을 수가 없어.
이곳은 내가 즉흥적으로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 ......!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시이나에게 슬라임의 체액을 맞출 수 있을까......?
시이나는 빠르다. 저 녀석에게 확실히 슬라임이 닿게 하려면 아마도 점액을 광범위하게 뿌려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 그래, 플레임 랜스의 구조를 좀 고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