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온 시이나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나 자신도 아직 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역시나라고 해야 할까. 온몸에 점액을 뒤집어쓴 탓에 옷의 대부분이 훼손되어 있었다.
특히 머리부터 뒤집어쓴 양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목과 가슴 부위의 손상이 특히 심하다. 속옷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그 속옷도 너덜너덜하다.
다른 부분도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서 피부와 속옷이 노출되어 있다.
찢어진 옷 틈새로 바람이 들어와 조금 시렸다.
이제 옷을 입고 있다기보다는 그냥 누더기를 걸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 모습이다.
"아 ...... 마법에 결함이 있었던 것 같네. 콜록...... 옷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걸 깜빡 잊어버린 것 같아......"
일부러 이런 설계를 한 것 같지 않도록 일단 변명을 하면서, 온몸에 묻은 점액을 닦아낼 수 없을까 고심한다.
끔찍한 것은 옷의 상태뿐만 아니라 남은 점액도 그렇다.
온몸에 끈적끈적한 느낌이 있어 매우 불쾌하다.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효과가 없어서, 지금도 조금씩 옷이 녹아내리고 있다.
핵을 잃은 슬라임의 점액은 어느 정도 휘발성이 있지만, 그래도 완전히 없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 가, 가슴........ ......! (하, 할로짱, 가슴, 금방이라도 보일 것 같아! 숨겨야 해!)"
무표정이거나 표정이 조금만 변하는 것이 고작인 시이나로서는 이례적으로 당황한 듯한 반응이다.
확실히 시이나의 말대로 목과 어깨, 가슴 부분의 파손이 심하다.
"그래 ...... 알아. 하지만 괜찮아. 이 근처에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으니까."
만약 이곳이 시내 같은 곳이었다면 서둘러 숨겨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외딴 습지의 한 구석이다.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다.
시이나에게 보이는 것 정도는 별거 아니니,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나 ...... 있어 ......! (아니, 사람이 안 온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눈앞에 내가 있는데!? 빨리 숨겨! 보이게 되어버려!)"
"......? 아, 그렇구나. 지금 여기에는 나만 있는 게 아니야. 시이나가 있으면 누가 와도 상관없을 거야."
"아니 ......! (그게 아니라! 평상시에는 완벽하게 눈치채는데 왜 이런 때만 무감각한 거지?)"
하아...... 이럴 거면 갈아입을 옷을 가져올 걸 그랬어.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일부러 그랬다는 게 들통날 것이다.
뭐가 문제였을까...... 완벽한 작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옷은 이제 입을 수 없을 것 같다. 집에 가면 버려야지 .......
"......! (아, 안 돼. ...... 남은 슬라임 때문에 어깨끈이 녹아내릴 것 같아! 이, 이렇게 된 바에는 내가 숨겨야지!)"
"시, 시이나?"
시이나가 갑자기 안겨온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조금 당황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평소처럼 문지르는가 싶었지만, 문지를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어....... 시이나?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이대로 가다가는 시이나의 옷에 묻어 버릴 것 같은데 ......?"
"......안, 돼......! (정말! 할로짱은 너무 무방비해! 보여도 상관없다는 듯이 ......! 나라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다른 나쁜 남자라도 있었다면 ...... 할로짱은 지금쯤 ...... 우아아! 아, 안 돼! 그런 건 절대 안 돼!)"
"안 된다니?"
"자각, 해......! 할로, 짱......! (할로짱은 자기 몸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해!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할로짱은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에 ......!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반드시 덮쳐질 거야!)"
"자, 자각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