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4. 다, 다음은, 좀 더 안쪽에서......(1)
    2024년 05월 04일 22시 55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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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스승님이 모험가 활동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스승님께서 모험가 활동을 재개하신 이후, 스승님께서 그런 식으로 외출을 하시는 날은 정기적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은 나 혼자서 스승님의 자리를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요, 혼자서 .......

     이 저택에는 지금 나와 스승님 외에 한 명의 소녀가 살고 있습니다.
     그 아이, 시이나짱도 스승님과 같은 모험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스승님이 그렇게 외출하는 날에는 매번 둘이서 함께 집을 나갑니다.

     스승님의 제자로서 마법을 배우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게 느껴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만큼은 ...... 아무래도 시이나짱이 조금은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보다 시이나짱은 스승님이 모험가로 활동하시는 날에만 함께 나가네요.
     혼자 나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으음. 그런 거, 좀 치사하네요 .......

    "......어라? 시이나짱?"

     그렇게 안뜰에서 일상적인 마술 연습을 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스승님과 함께 일을 하러 나갔어야 할 시이나짱이 왜인지 저택 안에서 나왔습니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자, 시이나짱이 재빨리 다가옵니다.

    "...... 왔어 ......(필리아짱, 다녀왔어~)"
    "아, 네. 어서 오세요 ...... 저기, 왜 저택 안에서 ......? 언제 돌아오셨어요?"
    "...... 전, 이 ...... (아, 그건 할로짱의 전이 마법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야)"
    "전이...... 그러고 보니 그런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스승님께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럼 스승님도 이미 안에 계신가요?"
    "음. 목욕, 탕 ...... (응. 지금 막 목욕하는 중이야)"
    "목욕 중이신가요? 이런 시간에 ......?"
    "...... 여러 가지, 있었어(여러 가지 있었어 ...... 여, 여러 가지 ......)"
    "여러가지요......"

     아무래도 무슨 문제가 생겨서 돌아온 것 같은데 ...... 스승님, 괜찮으시려나 .......

    "...... 길드......갔다, 올게......(나는 길드에 의뢰 달성 보고를 해야 하니 다시 가볼게)"
    "네? 아, 네. 알겠어요. 잘 갔다 오세요, 시이나짱."
    "응 ...... (에헤헤, 누군가가 배웅해 주는 건 역시 좋은 것 같아. 또 봐요, 필리아짱)"

     잘 모르겠지만 ...... 시이나짱은 다시 길드에 간다고 하여 손을 흔들며 배웅했습니다.
     혼자서 또 새로운 의뢰를 받기도 하는 걸까요?
     스승님이 활동할 때만 같이 갈 줄 알았는데, 혼자서도 제대로 활동하네요 .......
     으음, 멋대로 치사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 스승님은 목욕탕,이었죠?"

     사실 이런 짓은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 이렇게 집중이 안 되는 상태에서는 계속해도 소용없습니다.
     단호한 마음으로 마술 연습을 중단하고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욕실 안쪽에서 물 튀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내가 다가온 것을 알아차린 듯, 그 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필리아야?"
    "네. 다녀오셨어요, 스승님."

     안쪽까지 들어가기는 황송해서 탈의실에서 발걸음을 멈춥니다.

    "다녀왔어. 음, 시이나에게 가볍게 사정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해 두었는데 ......"
    "무슨 문제가 생겨서 전이 마법으로 돌아왔다는 것만 들었어요."
    "그래. 미안해, 귀가 인사도 없이 목욕을 해서."
    "아뇨, 그 정도는 문제없어요."
    "조금 뼈아픈 공격, 아니 ...... 마법으로 방어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슬라임이라서 말이야. 체액을 많이 맞아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라 빨리 목욕을 하고 싶었어."
    "슬라임 ...... 밭에 나타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그거요?"
    "그래. 그거."

     슬라임. 그것은 예전에 노예가 되기 전에 여러 번 들었던 마물의 이름입니다.
     핵이 있는 한 무한히 재생을 반복하고, 그 핵에 대한 공격도 특수한 체액에 막혀 닿지 않는다. 만지는 모든 물체를 흡수해 힘을 얻는 악마 같은 마물 .......
     특히 밭의 물에 섞여 들어가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사이에 농작물을 다 먹어치우는 것도 모자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모습으로 변해버린다고 하네요 ...... 그리고 가축이나 집까지 통째로 먹어치운다니....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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