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 지금이야말로 슬라임 대작전을 시작할 때!(2)
    2024년 05월 04일 20시 54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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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이나는 필리아보다 더 무방비 상태라서, 인사 대신 문질러대는 것은 일상다반사다.
     필리아처럼 폭력적인 육체가 아니라는 것이 그나마 구원이라고 해야 할지, 아깝다고 해야 할지 .......

     그런 시이나에 대항하듯, 최근 들어 필리아도 제법 스킨십을 취해오기 시작했다.
     원래 무방비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나를 유혹하는 경우가 많았던 필리아가, 의식적으로 나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이나만큼 격렬하지는 않다. 그저 조금 더 달라붙는 일이 많아졌을 뿐이다. 하지만 필리아에게는 예의 그 최강의 무기가 있다.
     필리아의 입장에서는 엄마나 언니를 뺏기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애교를 부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큰 문제다 .......

     지금 상황을 비유하자면, 눈앞에 당근을 매달고 있는 말일 것이다.
     그 광경과 냄새만 봐도 욕심이 난다. 하지만 그것을 먹을 수 있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욕심을 풀지 못한 채 끝없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뿐. ...... 그런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한계는 일찌감치 찾아왔다.
     그래서 내가 새롭게 계획한 것이 바로 이 슬라임 대작전이다.

     이 작전의 핵심은 내가 만들어낸 어떤 마법이다.
     그 마법의 이름은 슬라임 리플렉터, 쉽게 말해 슬라임의 점액에 의한 용해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마법이다.
     요컨대 이것만 있으면 슬라임의 유일한 절대적인 공격 수단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사실 이 마법에는 한 가지 심각한 결함이 있다.
     결함이 있다고나 할까, 일부러 남겨두긴 했지만.

     사실 이 슬라임 리플렉터 ...... 효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생물체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마법으로 피부 등의 인체를 보호할 수는 있지만, 의복은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어떻게 되는가 하면 ...... 그래, 옷만 녹아내린다.

     이제 이해가 되셨을 것이다.

     하나. 이 마법을 시이나에게 건다.
     둘. 마법이 있다는 안도감 속에서 시이나가 종횡무진으로 돌아다니게 한다.
     셋. 이때 튀어든 점액이 시이나에게 닿으면 시이나의 옷이 녹아내린다.
     넷. 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구나~ 마법의 결함을 이제야 깨달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서, 내가 적당히 슬라임을 격멸한다.
     다섯. 노출과다로 부끄러워하는 시이나를 마음껏 구경......!

     평소 같으면 시이나에게 싸움을 시키면 살육의 공포극이 시작되어, 예전의 트라우마가 재발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슬라임은 핵을 제외한 모든 것이 점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슬라임이라면 갈기갈기 찢어도 내장이나 피 같은 것이 따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튀어도 무섭지 않다.
     상대가 슬라임이라는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해결했다.

     마법의 결함에 관해서는 애초에 사전에 시제품이라고 미리 알려주었다.
     시제품인 만큼 약간의 실수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다치지 않게 하는 데만 신경 쓰느라 옷을 보호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니, 그야말로 깜빡할 법한 실수가 아닌가.

     후후후...... 여전히 완벽한 작전이다.
     지난번 음마의 액체약 사건 때처럼 실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작전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욕구불만 상태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충분하다.
     얼굴을 문지를 때 늘 딸려오는, 작지만 확실한 부드러움을 가진 두 언덕의 정체 ...... 오늘이 바로 이 눈으로 확인할 때다!
     이 눈에 확실히 새겨두자!

    "ㅡㅡ있다. 슬라임이다."
    "...... 커......? (아, 맞아. 하지만 ...... 어라? 대량 발생이라고 들었는데 ...... 큰 것 하나밖에 없잖아?"

     슬라임이 대량 발생했다는 습지를 한참을 탐색한 끝에 발견한 것은, 당연하게도 대량 발생했다는 슬라임이었다.
     ......그랬지만, 한 마리밖에 없는 데다, 왠지 이상하게도 몸집이 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 마리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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