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을 때 받은 인상 때문에 나는 계속 그녀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이 문제를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나는 ...... 오늘 이 어색함을 극복해 보겠습니다!
스승님을 위해서라도!
"......시이나짱? 들어갑니다~......?"
시이나의 방 앞까지 와서 몇 번이나 노크를 반복해 보았지만, 반응이 없습니다.
역시 아직 자고 있는 모양입니다.
일단 "실례합니다"라고 말하고서 문고리를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역시 자고 있네요 ......"
생활에 필요한 가구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간소한 방입니다.
아직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
굳이 꼽자면, 테이블 위에 몇 권의 책이 놓여 있는 것 정도일까요?
조금 궁금해서 그중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고블린도 알 수 있는 읽기 쓰기 강좌』......"
...... 시이나, 글자를 못 읽는 걸까요?
나는 노예로 팔려가기 전에 독학으로 배운 적이 있어서 글을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상인이나 귀족 등과 달리, 문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할, 로...... 짱......"
문득 시이나가 자고 있는 침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에서 깬 건가 싶었지만, 시이나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있습니다.
아무래도 잠꼬대인 것 같네요.
"함......께......계......속......함......께."
시이나짱은 항상 무표정이라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말수가 적은 탓에 나는 아직까지도 시이나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아주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스승님과 함께 있을 때입니다.
스승님과 함께 있을 때만 그녀는 확실히 행복해 보입니다.
아주 조금 입꼬리가 올라가고, 아주 조금 목소리가 올라가고, 아주 조금 고양이 귀가 살짝 움직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스승님이 나오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이겠죠.
그런 시이나양이 잠들어 있는 침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시이나짱, 아침이에요. 일어나세요."
"......음......."
"일어나세요, 시이나짱."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지만, 말을 걸며 흔들어주자 희미하게 눈꺼풀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눈은 여전히 멍한 상태였습니다.
"...... 한 ...... 시간, 더 ......"
"길어요...... 그렇게 오래 걸리면 스승님의 밥이 다 식어버린다고요?"
"...... 그건 ...... 안 돼 ......"
"그럼 일어나야겠네요."
"............ 음~ ......"
이런 대화가 오간 후, 한동안은 몇 번을 뒤척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리자 시이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아직 잠이 덜 깬 눈이지만, 그 눈동자에서는 아까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이성의 빛이 엿보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시이나짱."
"............ 안, 녕 ......?"
시나는 나를 보자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매번 스승님이 깨우러 오셨기 때문에 내가 온 것을 신기하게 여겼나 보네요.
그 점을 물어보려고 했는지 시이나짱이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기 전에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시이나의 눈이 내 손을 향합니다.
"...... 그거 ......"
시이나의 시선 끝, 즉 내 손 안에는 방금 전에 집어든 시이나의 책이 있습니다.
"아, 갑자기 미안해요. 시이나짱이 어떤 책에 관심이 있나 궁금해서 ......."
고개를 숙이고서, 나는 책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습니다.
시이나짱은 그런 나를 가만히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 책, 은 ...... 읽지 못해 ...... 글자를...... 모르겠어......"
"...... 시이나짱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고 싶어요?"
"......응......"
"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고 싶어요?"
나의 이 질문에 시이나짱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