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지 않아요. 애초에 스승님은 제 것이 아니니까요. 계속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고 해서 ...... 딱히 뭐라 생각 안 해요!"
아니, 엄청 신경 쓰고 있는데요 .......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힘차게 다가오던 평소 모습은 그곳에 없다.
열심히 냉랭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열심히'라는 말이 핵심이다.
필리아는 원래 순진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성격이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고개를 돌리면서도 이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그 눈빛에는, 이런 태도를 취하면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섞여 있는 것 같다.
"필리아, 이리 온."
"......"
"어서 온."
"............"
방금 전까지는 무뚝뚝한 태도를 취했던 것에 비해 솔직하게 다가온다.
그러다가 슬쩍 나를 올려다보더니,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당황해서 금방 눈을 돌린다.
그런 필리아의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해, 필리아 ...... 이걸로 용서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다음에 꼭 다시 만회할게 ......, 알았지?"
"......네 ......"
고개를 숙이고 완전히 온순해진 필리아는, 이제 가만히 받아들이고 있는 채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고, 게다가 키가 작은 나에게 당하다니 부끄러워하거나 싫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는 스킨십이 심한 시이나 정도만 해왔었다.
하지만 오늘 저택에 돌아와서 실수로 쓰다듬어 주었더니, 필리아는 의외로 기뻐하는 것 같았다.
...... 참고로 별거 아니지만, 아니 정말 별거 아닌 일인데.
필리아는 지금 잠옷을 입고 있다.
딱히 추운 겨울이 아니니 당연히 얇은 옷차림이다.
그리고 필리아는 말할 필요도 없이 가슴이 커서, 그곳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약간 개방된 옷차림을 하고 있다.
게다가 필리아는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있다. 키가 작은 내가 뻗은 손에 맞춰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아니, 그냥 그런 사실을 말하는 것뿐이지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
...... 보, 보여 ...... 보여, 보여어어ㅡㅡ!
"할로......짱......어! 할로짱. 나도, 나도~)"
"뭣!?"
갑자기 시이나가 다가왔길래 필리아의 음부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들킨 것이 아닌가 하고 잠시 당황했지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필리아를 쓰다듬고 있는 손과 반대쪽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 위로 쑥쑥 밀고 들어온다.
요컨대 '나도 쓰다듬어 줘! 라는 뜻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귀엽다. 전혀 무섭지 않다.
뭐야, 나 인기 많잖아!
필리아와 시이나가 만났을 때처럼 어색한 느낌은 조금 싫지만, 이 정도라면 완전 괜찮다! 나를 위해 싸워라!
"지, 지금의 스승님은 제 것이에요! 아까는 시이나짱이 마음껏 안았으니 지금은 제게 양보해 주세요!"
"......안, 돼. 할로짱, 은 ...... 나의, 것 ...... 나만, 의...... (역시 이 사람도 할로짱을 좋아, 하는구나......? 할로짱도 분명 이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있을 거야......, 하지만 나도 할로짱을 좋아하는걸......! ......치, 친구로서!"
"아, 자, 잠깐, 당기는 건 그만해, 아프다고!"
원래는 필리아가 힘으로 시이나를 이길 수 없을 텐데, 시이나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힘을 아끼고 있는 건지, 내 팔을 잡아당기는 힘이 서로 팽팽하다.
아니, 하지만 엄청나게 아파!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신경 써 주는 건 알겠는데, 그 균형을 유지당하는 건 정말 엄청나게 아프다니까!
그만, 그만, 제발 좀 기다려! 양팔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당겨지는 장면을 옛날 하렘물의 한 장면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게 이렇게나 아픈 거야? 그만해, 나를 위해 싸우는 거 그만!
미안해, 하렘 주인공! 너 이렇게 아팠을 줄 몰랐어! 그렇게 인기가 많으니까 그 정도는 참아라, 부러워서 찢기라고 생각했던 거 사과할 테니까 이거 진짜로 어떻게든 좀 해줘 진짜 아파. 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