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근두근 ...... 하네요."
"...... 응."
이 역시 별다른 대답이 생각나지 않아 그저 맞장구를 쳤다.
"............좀더, 두근두근한 일 ...... 해, 해버릴까요......? "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는 필리아의 눈빛은 녹아내릴 듯이 촉촉했다.
"좀 더......?"
"...... 네. 괜찮아요, 저한테 맡겨주세요...... 아주, 간단한 일이니까요......"
단 하나의 욕망에 사로잡힌 듯한 필리아의 얼굴이 다가온다.
나는 이것을 알고 있다. 얼마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든 모르든,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어느 쪽이든 의미가 없다.
시야도 머리도 필리아로 가득 찬다.
어차피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니까.
그리고 서로의 얼굴이 몇 센티미터 정도만 더 가까워지면ㅡㅡ.
"ㅡㅡ다했.......어."
"헷!"
"꺅!"
어느새 뒤에 있었던 듯한 시이나가 갑자기 내뱉은 목소리에, 나와 필리아는 동시에 깜짝 놀라 몸을 튕겼다.
그리고 즉시 거리를 두었다.
"시, 시시시, 시이나!? 이, 언제부터 거기 ...... 있었어?"
"...... 방금 ......(기다리게 했나 ......? 밥은 아직 식지 않았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있는 시이나.
아무래도 정말 방금 온 것 같다. 만약에 보고 있었다면 이렇게 침착할 리가 없지 않겠는가.
...... 뭔가 이런 일이 조금 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 둘은...... 뭐 하고, 있었어......? (내가 머무는 것에 대해 뭔가 이야기라도 나눴던 걸까?)"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냐. 그냥 필리아랑 잠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야. 그렇지? 필리아!"
"그, 그그그그그그래요!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안 했어요! ...... 으으, 스승님께 무슨 짓을 ......, 왜 나는 또 그런 ...... 이상해...... 요즘의 나 이상해...... 아으으, 나, 왜 그런 짓을......!"
"......? 그래 ...... (왜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렇게나 강조하는 걸까......)"
필리아는 필리아대로 정신을 차린 듯, 혼란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시이나는 조금 의아해하면서도 결국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식탁에 차려진 저녁 식사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다.
"...... 맛있어, 보여(와, 할로짱이 직접 만든 요리다.. 할로짱이 요리를 할 줄 안다는 말을 듣고부터 계속 먹고 싶었어. 설마 그 꿈이 이루어질 때가 올 줄이야 ...... 에헤헤, 정말 맛있을 것 같아......)"
"그래. 그럼 바로 먹을까? 식기 전에 먹어야지. 자, 필리아도."
"네, 네!"
두 사람은 각자 자기 자리로 향했다.
왠지 내 양 옆은 비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필리아와 시나가 두 사람 정도의 간격을 두고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 그나저나, 또 키스당할 뻔했네.......
역시 그건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폭주한 결과일까.
어제까지만 해도 매일 같이 있었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모험가 일을 하느라 떨어져 있었다.
필리아 나름대로 상당히 외로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 나는 유일한 가족이다.
그걸 제대로 인식하고, 필리아가 외롭지 않도록 좀 더 애지중지해줘야 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음, 수련만 시키지 말고 같이 놀아주거나......?
아니, 그렇다고 억지로 수련을 시키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 오히려 수행 같은 건 솔직히 상관없어.
본인은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그런 말은 입이 찢어져도 할 수 없지만.......
그리고 필리아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면 시이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녀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시이나도 시이나대로,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분명 비참한 과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무서워하기만 해도 별수 없다. 시이나와 함께 냥냥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상, 그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내 책임 중 하나다.
일단 저쪽은......
공이나 고양이 장난감이라도 사볼까......?
...... 그래. 뭔가 필리아와 시이나가 좋아할 만한 일도 조만간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