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1. 왠지, 두근거려......(2)
    2024년 05월 03일 15시 53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안식처를 계속 찾고 있었다거나.
     어렸을 때 꿈꿨던 그것이 지금 바로 눈앞에 있으니, 정신병에 걸리기 전과 같은 본래의 그녀의 반응이 나온 거라고나 할까?

     그건 뭐랄까 ...... 응.
     항상 무서워만 하고 있었는데,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다 내 상상이라고나 할까, 그냥 망상에 불과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시이나는 필리아와 달리 말수도 적고 자기 얘기를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평소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 그럴듯한 것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물어보면 알려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이나가 하려던 필리아의 암살 계획을 저지할 때 "말하고 싶지 않다면 말하지 않아도 돼.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구원받는 것은 아니니까."라든가, 뭐 그런 식의 입바른 말만 늘어놓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어쨌든 어쨌든 시이나가 슬픈 과거를 짊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분명 이번 행위가 그녀의 그 과거의 한 부분을 건드린 것도 분명하다.

     ...... 왠지 나, 유난히 진지한 것 같다.
     열이라도 있는 걸까?
     ...... 아니, 그 음마의 액체약 얘기가 아니라고?
     다시는 마시지 않는다니까, 그런 거.

     그...... 뭐냐.
     남은 건 아직 책상 속에 숨겨두고 있지만 .......

    "...... 고마......워......할로, 짱......(할로짱은 너무 착해......할로짱은 언제나 내가 해줬으면 하는 것 이상을 해줘......)"

     그렇게 말하면서 시이나는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하지만 평소처럼 부비부비는 하지 않는다.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는 것 같은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고양이가 아니라, 마치 사람이 사람에게 따스함을 요구하는 것처럼.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느낌을 받으려는 듯이 꼭 껴안고서 놓지 않는다.
     살짝 엿본 시이나의 표정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잠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평소와 같은 두려움은 아니었다.
     그저 단순하게, 시이나가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함, 께...... 계속...... 쭉...... 같이......! (나, 이제부터 계속 할로짱과 함께 할 수 있어. 할로짱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 행복해."
    "...... 그, 그래. 함께야."
    "............ 후후...... (따스해...... 따뜻하네. 너무 따스해서 ...... 왠지 두근두근해 ......)"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시이나는 천진난만하게 애교를 부린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기분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뜬다. 뺨을 쓰다듬어 주면 더 많이 달라고 재촉하듯 쓰다듬는 손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댄다.
     그런 시이나의 반응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 점점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역시 시이나가 첫사랑의 상대였던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두려움을 느끼기 전, 시이나와 이야기하는 시간은 분명 즐거웠다. 친구로라도 좋으니 계속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감정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런 상대를 지금 이렇게 안아주고 있다.
     평소에는 두려움에 숨어 보이지 않던 그 실감이 갑자기 내 속을 파고들며 내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 으으~......"
    "앗."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언짢아하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시이나를 재빨리 떼어놓았다.
     이 자리에는 나와 시이나와 단 둘 뿐이었을 텐데.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조금은 서운한 표정으로 필리아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피, 필리아. 이, 이건 그, 음........"

     마치 바람피우는 현장을 들킨 남편처럼 얼른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더 빨리 필리아가 입을 열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