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7. 나, 이상해질 것 같아......(3)
    2024년 05월 02일 21시 48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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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아니."
    "그런데도 저는!"

     아니, 내 말 좀 들어봐.

    "처음부터 제멋대로...... 으으, 제 자신이 한심해요. 스승님께 늘 폐만 끼치고, 스승님을 위해서 가슴을 필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 제 자신이 ......"
    "...... 아니 ......"

     왜 고기를 먹으면 살찌니까 그만 먹는 게 좋다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나 심각해지는 거냐고 이 아이는 .......

     내가 이번에 뭐 잘못했어? 아무것도 안 했지?
     살찐 필리아가 좀 싫다고 말했을 뿐인데?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필리아는 정말 망상이 심한 타입이야.......

     음......... 일단 오해를 바로잡기 전에 필리아를 격려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우울한 상태로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지면, 모처럼의 용고기를 필리아가 맛있게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필리아. 항상 말했잖아. 민폐는 얼마든지 끼쳐도 좋다고."
    "하지만 저는 ......!"
    "알아, 필리아. 신경 쓰지 말라고 해도 필리아는 성실하기 때문에 혼자서 자책하겠지. 하지만 필리아는 열심히 하고 있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씩 해나가면서 ...... 분명 그 자각이 아직 없을 뿐이야."
    "...... 스승님."
    "언젠가는 반드시 그 노력이 보상을 받는 날이 올 거야. 자신을 인정받을 때가 올 거야. 필리아가 항상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니깐. 내가 말하는 것이니 틀림없어."
    "............"
    "너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아. 그러니 아래를 쳐다보지 마, 필리아. 불안하다면 나를 바라보면 돼. 스스로 자해할 만큼 힘들면 내가 필리아를 안아줄게. 후후. 뭐니 뭐니 해도 나는 필리아의 스승님이니까. 제자를 달래는 것도 내 역할이지."

     그렇게 웃으며, 오늘 귀가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필리아의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었다.

     사실, 필리아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매일 일찍 일어나고, 나를 도와주고, 몇 시간씩 마술 연습을 하고 매일 마술 공부를 한다.
     그녀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항상 밝게, 밝은 목소리로 내 곁에서 웃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힘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녀가 우울할 때라는 것은, 어느 것이나 나와 관련된 일에서 자신의 언행에 납득이 가지 않을 때.
     이미 너무 똑 부러진 제자라서 나에겐 너무 아까울 정도다.

    "스승니임 ......"

     필리아는 눈을 촉촉하게 적시며 머리를 쓰다듬는 내 손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

     ...... 좋아, 좋은 느낌이다.
     한동안 이렇게 해서 필리아가 진정이 되면,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재빨리 바로잡아 주자.
     단순히 뚱뚱한 필리아가 싫어서 그랬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리자.

     필리아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애초에 그게 사실이니까 .......
     그리고 그쪽이 필리아도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가볍게 넘어갈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쉬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열심히 한다고. 이제는 사축 같은 차원이 아니야.
     그리고 나에 대한 태도가 좀 더 유연해지면, 여차할 때 ...... 즉, 야한 짓을 하고 싶을 때 말하기 쉬울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필리아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
     그리고 필리아의 반응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해서, 이제 그만해도 되겠구나 싶어 손을 떼려고 했다.

     그럴 때였다.
     갑자기 내 머리를 두 개의 부드러운 물체가 감싸 안았다.

    "으음!?"
    "스승님은 ...... 이럴 때면 항상 내가 원하는 말을 해주세요 ......"

     내가 필리아에게 안겨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

     풍부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억에 남는 기분 좋은 탄력.
     녹아내릴 것 같은 달콤한 향기. 조금만 몸을 움찔거려도 얼굴 여기저기서 부드러운 감촉이 부드럽게 밀려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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