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4. ......계속......함께......(5)
    2024년 04월 30일 06시 50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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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의뢰, 보수는 모두 내가 받기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할로짱이 손을 댈 필요가 없다.
     내가 다 끝낼 테니까.

     게다가 할로짱에게 내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고 ......!

    "시이나? 도대체 왜 ......"

     으으, 하지만 역시 싸움은 무서워.......
     레이지울프 정도라면 지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혹시나 하는 상상이 머릿속에서 맴도는 바람에 얼굴이 굳는다.

    "...... 내가 ...... 할래......"

     아니, 할 수 있어! 지금은 할로짱도 있잖아! 할로짱을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
     조금이라도, 할로짱이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어!
     간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전력을 다해 무리 속으로 돌진하고, 거기서 무턱대고 검을 휘두른다.
     피와 장기가 몸에 쏟아지는 것을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겨를도 없다.
     죽고 싶지 않은 마음, 그리고 할로짱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일념으로 전속력으로 늑대들을 쓰러뜨려 나간다.

     ...... 그렇게 모든 레이지울프를 처치한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어떻게든 모두 무사히 쓰러뜨릴 수 있었다. 여, 여유로웠지만.......
     역시 나는 토벌 의뢰가 싫어 .......
     그렇다고 채취 의뢰를 하려니 잡초와 구분을 못해서 못하고, 호위는 길드의 중진인 것 같은 호위 상대가 겁먹어서 그 이후로는 할 수 없게 됐고 ...... 그 외 여러 가지 .......

     예전 같았으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에 이대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나에게는 할로짱이 있다. 이제부터 다시 할로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거리로ㅡㅡ

    "시......시이나......?"

     그리고 ...... 거기서 나는 할로짱이 조금 겁먹은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심코 고개를 향하고 말았다.
     거기에는, 고향 사람이나 모험가 길드 사람들과 같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할로짱이 거기 있었다.

     ...... 아, 아아아아, 또 저질렀어 .......

     내 멍청함에 자신을 때려눕히고 싶은 기분이었다.
     내가 싸우는 광경을 보고 도망치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 텐데.

     아무리 내 소문을 알고 있다고 해도,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분명 할로짱은 나를 믿고 다가와 주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쉽게 그것을 배신하는 짓을 .......

     내가 오해받기 쉬운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처음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에 마음이 흔들려서,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린 걸까.
     지금 와서야, 레이지울프를 너무 과하게 죽이지 않았나 하는 자각이 샘솟았다.

     ...... 분명 할로짱도, 앞으로는 지금까지 나와 관계를 맺으려고 했던 사람들처럼 ...... 도망치겠지 .......
     하지만 나에게 그것을 막을 권리는 없다. 왜냐면 그것은 평범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

     아아 ...... 모처럼 처음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였는데 ...... 결국 나는 언제나처럼 .......

    "...... 시이나."
    "......!"

     하지만 그런 나의 예상을 뒤엎고, 할로짱은 한 발짝 다가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며 떨었다.

     한 걸음 한 걸음. 확실히 그녀는 나에게 다가왔다.
     오히려 내가 더 뒤로 물러설 것만 같았다.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 가까운 거리에서 거절의 말을 한다면.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까지 다가온 할로짱은 그런 나의 나약함마저도 모두 감싸 안아주었다.
     부드럽게 나를 안아주었다.

     .....하, 할로짱 ......?

    "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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