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괜찮아......괜찮으, 니까(2)

 

　이 방법이라면, 야스도 냥냥도 마음껏 할 수 있다.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다만 이 방안의 유일한, 그리고 절대적인 문제는 그런 사람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 취향을 공표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역시나 너무 부끄럽다.
　최악의 경우, 사회적으로 죽어버릴 수도 있다 ...... 너무 걱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 역시 이제 유명한 S급 모험가다. 이상한 소문이 도는 건 싫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부터 같은 성향을 가진 동료를 찾아내어 찾아다니는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기분 나빠할 위험도 있다.
　호감을 갖고 있던 상대에게 그런 눈빛과 생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때의 심리적 피해는 분명 상당할 것이다 .......

　......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가능성이 결코 0인 것은 아니다.

"............"

　지금 나는 모험가 길드의 구석진 테이블 자리에 앉아 있다.
　그리고 그런 내 시선에는 한 소녀가 있다.

　그녀는 A와 S, 상위 두 등급의 고난도 의뢰만 붙어 있는 게시판 앞에 오도카니 서 있다.
　고양이 귀와 꼬리가 있으니, 수인이다.

　그런 소녀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와.
　저 아이 정말 귀엽다.

　소문으로는 들어본 적이 있다. 이 도시에는 나와 같은 S랭크, '블러디걸'이라는 이명을 가진 모험가가 있다는 것을.
　오히려 내가 새로 S랭크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 그녀가 더 선배다.
　다만, A랭크 이상의 의뢰는 모두 멀리 나가야 하는 것들뿐이라, 그런 사정으로 도시에 있는 시간이 적은 그녀와 마주칠 기회가 지금까지 없었다.
　오히려 A랭크 이상의 모험가들은 한 도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스타일이 더 드물다. 높은 랭크에서는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기본이다.
　아니, 지금은 굳이 높은 랭크가 어떻고 저쩌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귀여운 것이다.

　검을 차고 있지만, 그녀의 몸은 검을 다루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날씬하고 소녀스럽다.
　활동성을 중시한 결과 노출이 많아졌을 의상 사이로 비치는 하얗고 상처 없는 피부는, 일종의 성역과도 같다.
　가슴의 크기가 그럭저럭 정도일 뿐, 그 외의 부분은 내 이상형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트윈테일도 잘 어울려서 ...... 이토록 귀엽다고 느낀 여자아이를 나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 후후후."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제대로 여자와 사귀기란 어려울까?　혹시 기분 나빠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게 어쨌다는 거냐!
　나는 해본다 ......!　뭐니 뭐니 해도 그것이 나의 진정한 소망이니까!
　그렇다면 아무리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은 일단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 볼 생각이다.
　음, 그게 좋겠어.
　같은 S랭크니까 말을 걸기 쉬울 테고. 다른 의도는 없다.
　딱히 첫눈에 반한 건 아니다. 응 ...... 아직 반한 건 아니야. 그냥 궁금할 뿐이야.

　그러고 보면 저 아이, 뭔가 좀 위험하다는 소문도 있던 것 같은데 ...... 뭐, 그쪽은 괜찮지 않을까.
　왜냐면, 저렇게나 귀엽다.
　저것 봐,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그 멍한 옆모습.
　정말 귀엽다.
　저런 아이가 소문처럼 위험한 인물일 리가 없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자리에서 일어나 그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미안해. 잠깐만 괜찮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