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 보인다......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이!(4)
    2024년 04월 28일 05시 13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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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아가 이렇게 귀여웠었나 ......?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심장이 아프도록 두근거린다.

    "...... 열이 엄청나네요."

     이내 얼굴을 떼어낸 필리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스승님. 혹시 오늘 정말 몸이 계속 안 좋았나요......? 이런 열은 보통 이렇게 갑자기 나는 것이 아니거든요......"

     필리아는 내 몸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히 몸이 안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힉, 음 ......"

     으, 음마의 액체 약 ...... 이, 이렇게나 효과가 있었어 ......?

     입에서 새어 나오는 숨소리가 혀와 입술을 떨게 한다.
     온몸의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져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애써도 가끔씩 움찔거리며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찰되는 피부가 적지 않은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스레 숨을 내쉴 때 열이 난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시야는 흐릿했다.
     그래도 역시 온몸의 감각만은 평소보다 훨씬 더, 이례적일 정도로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저는 스승님의 노예 실격이에요 ...... 스승님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고 계셨는데도 몰랐다니........"
    "아, 냐.....으......필리아의, 탓, 이......"

     고통이 시작된 것은 정말로 조금 전인데, 그 믹스 주스에 음마의 액체 약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필리아가 그걸 알아차릴 리가 없다.
     내가 부인해도, 필리아는 내가 신경을 써줄 뿐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살짝 흔들며 조금은 슬픈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스승님 ...... 스승님이 자상하신 건 알아요. 하지만 ......"
    "꺅!?"

     갑자기 손을 꽉 잡혀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자, 잠깐만요. 정말 잠깐만. 지금 만지는 건 위험하다고.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니까요. 진짜로.

     초조해하는 나에게, 필리아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는 ...... 스승님의 친절을 그저 받기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스승님의 도움이 되고 싶고, 스승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쩌면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르겠지만요."
    "필, 리아......"
    "하지만 ...... 그래도 제발 부탁이에요. 지금의 저는 스승님께는 전혀 의지할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 저를 의지해주시겠어요? 이렇게 힘들어하는 스승님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저는 ......"

     내 손을 잡고 있던 필리아의 손. 그 위에 또 다른 필리아의 손이 겹쳐졌다.

    "항상 저를 돌봐주시는 스승님께 도움이 되고 싶어요. 스승님을 위해서라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

     나는 이번에 의도치 않게 무너진 계획 중, 마지막에 "넷째. 필리아에게 약을 먹인 후 항상 돌봐주는 필리아의 힘이 되고 싶다거나 그런 식의 좋은 말을 하고 침대로." 등을 생각했었다.
     완전히 입장이 역전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것은 상상 이상으로 위험하다.

     도움이 되고 싶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런 말과 함께 필리아가 내 손을 강하게 잡고 있다. 얼굴도 바로 옆에 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들여다보는 듯한 자세라서, 아래로 늘어진 큰 가슴의 틈새도 시야에 딱 들어오고 있다.

     음마의 액체 약의 효과까지 더해져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 같다.

     필리아는 정말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것 같다.
     어떤 요구도. 어떤 욕망도. 분명 필리아는 받아들여 줄 것이고, 열심히 이루어 주려고 노력해 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떤 일이든, 무엇이든 해줄 것이다.

     무엇이든ㅡㅡ해줄 것이다.

    "......그, 그렇다면 ......."

     그래서 다짐한 나는, 입을 열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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