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 보인다......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이!(1)2024년 04월 28일 05시 09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만든 음식을 식탁으로 옮기는 동안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결국 별다른 묘책이 떠오르지 않은 채 저녁 식사 시간이 시작되었다.
일단 주스 마시는 것을 뒤로 미루며 시간을 벌고 있는데, 아까부터 필리아의 불안한 눈빛이 내 컵을 향하고 있다.
떨어뜨렸던 만큼,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아마 내가 주스를 마시기 전까지는 계속 저러고 있을 것 같다.
이대로 술을 마시지 않고 저녁식사를 마치면 '저 때문에 스승님의 음료수를 즐기려는 기분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구나......'라며 자괴감에 빠질 미래가 눈에 선하다.
그렇다고 마시면 마신 대로 마신 대로, 뭐랄까, 내가 어떻게 되어버리는 미래도 눈에 선하다.
마실까 말까. 선택은 두 가지.
그러나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배드엔딩으로 직행.
뭐냐 이 똥겜은 .......
아니, 똥겜이라기보다는 애초에 내가 사전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그런 일은 종종 있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 그 이전 단계에서 특정 플래그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어느 쪽을 선택해도 같은 결과로 수렴한다.
특정 플래그란, 예를 들어 타락한 라이벌 캐릭터에게 칼을 꽂을지 말지, 지금까지의 선택으로 특정 캐릭터의 호감도를 일정 이상 올렸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다.
나는 그 사전 선택을 완전히 잘못하고 있었다.
필리아에게 약을 먹인다는 ...... 그런 자기중심적인 선택을 한 탓에, 지금 이 순간 내 앞에는 배드엔딩으로 가는 루트만 남아 있는 것이다.
"스승님 ...... 그, 외람되지만 ...... 음료는 안 드시나요 ......?"
"읏."
현실 도피하고 싶은 욕망과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는 사실, 실제로는 직시한들 어쩔 수 없다는 진리.
그 사이에 끼어 괴로워하고 있을 때, 드디어 필리아의 재촉이 들어온다.
"아, 아, 아니 ...... 저기, 밥을 먼저 먹을까 해서. 음, 그래! 나는 즐거운 것은 마지막에 취하는 타입이라서........"
이상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둘러 수습하자, 필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군요. 죄송해요, 재촉하는 듯한 말을 해서 ......"
"신경 쓰지 마. 필리아의 잘못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모처럼 필리아가 지켜준 이 잔은 ...... 그, 소중히 먹을게 ......."
어떡하지...... 정말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뭔가, 이렇게, 내가 이걸 마시지 않고 필리아도 우울해하지 않는, 그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은 정말 없는 걸까......?
내가 이런 걸 마시는 미래는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는 나와 필리아 둘이 있으니, 이로써 내가 약을 먹지 않는 미래는 50%의 표를 얻은 셈이다.
이를 반올림하면 100%. 즉, 모두가 내가 약을 먹는 전개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해피엔딩은 편의주의라고들 하지만, 편의주의 만세입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합니다! 일어나라 편의주의! 신이든 부처님이든 용사든 마왕이든 음마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이 국면을 구해주시고, 저와 필리아도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주세요 ......!
ㅡㅡ라고 간절히 기도한들, 당연히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조금씩, 차근차근 배드엔딩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창문을 통해 마녀가 침입하여 주스에 저주를 걸었다면, 마녀를 주스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면 되겠지만 주스는 여전히 변함없이 그곳에 있다.
"...... 후, 후후 ......"
결국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728x90'판타지 > 야한 짓을 하기 위해 거유미소녀노예를 샀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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