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 움직여라 나의 입! 사실을 말해!(1)
    2024년 04월 26일 23시 13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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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론 소녀가 어색한 몸짓으로 내 저택으로 들어올 때, 이제야 '이 아이를 내가 샀다'는 생각이 내 안에 샘솟았다.
     전생에서는 노예제도가 없었기에 약간의 죄책감이야 있지만, 새삼스러운 이야기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죄책감만큼 좋은 삶을 살게 해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돌아온 나는 먼저 멜론 소녀를 데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딱히 화장실에서 이것저것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옷차림이 비위생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래, 다른 의도는 없다. 딱히 깨끗이 씻고 나서 바로 즐기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없다.

     마법으로 물을 만들어 욕조를 순식간에 채우고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소녀에게로 돌아선다.

    "여기서 몸을 깨끗이 씻으면 돼. 여자아이니까. 그런 것은 신경 쓰이겠지?"
    "괘, 괜찮으세요 ......? 저, 노예인데, 이런 ......"
    "사양할 필요 없어. 앞으로 내 곁을 걸을 너는 깔끔하게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네가 아니라 내가 곤란해져."

     노예는 왠지 더러운 이미지가 있어서, 너무 노예의식이 강하여 몸을 깨끗이 하는 것에 대해 괜히 미안해하거나 사양하거나 해도 오히려 곤란하다.
     그래서 노예가 아닌, 어디까지나 주인을 위한 것.
     일단 이런 식으로 말해주면 제대로 몸을 씻어 줄 것이다.

    "아, 맞다. 이거, 돌아오는 길에 사 온 옷이야. 치수를 재지 않았으니 적당히 골랐지만, 일단 입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서 옷을 두고 ,나는 화장실을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이미 해가 지고 지금은 달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시간대다.
     저녁 식사를 재빨리 만든다. 재빨리 만든다고는 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호화롭다.

     이 저택은 한 두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넓지만, 하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았다.
     애초에 노예를 사기 위해 넓은 집을 원했을 뿐이지, 딱히 부유하게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이 넓으면 큰 소리를 내도 주변에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 소리.
     응. 큰 소리를 내도 이웃에 닿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한 조건이다.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저, 저기 ......"
    "아, 왔구나. 마침 저녁이 다 됐으니 같이 먹자."

     식사를 식탁에 차려놓는다.

     목욕을 마친 소녀는 그전보다 몇 배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 채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머리카락은 마치 모래알처럼 아름답다.
     게다가 살짝 붉게 물든 피부는 마성의 색기를 뿜어내고 있다.

     구입한 옷이 약간 사이즈가 작았던 모양인지, 가슴이 많이 답답한 것 같다.
     그녀의 키에 맞는 옷 중 가장 큰 것을 샀을 텐데 ...... 아무래도 맞춤옷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앉아."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냥냥 하고 싶은 가슴속 욕구를 깊숙이 밀어 넣고, 일단 식기 전에 밥을 먹어야 한다며 마주 보는 자리에 앉도록 권유한다.
     하지만 그 지시에, 멜론 소녀는 조금 당황한 듯 시선을 좌우로 돌렸다.

    "아, 앉아도 될까요 ...... 노예인데 주인님과 같은 의자에 앉는 것은 ......"
    "아까도 말했지만, 어설픈 사양은 필요 없어. 이건 진심이야. 애초에 나는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너를 거의 나와 동등한 존재로 대할 생각이야."

     그 한 가지란, 당연히 밤의 이것저것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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