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1. 커다란 것도 역시 좋다(3)
    2024년 04월 26일 19시 52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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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자신의 것을 내려다본다.
     납작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다지 없다.
     아니, 조금은 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소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은 것에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커다란 것도 역시 좋다.

     불변의 진리라고나 할까.
     그야말로 부동의 태산과 같다.
     아니, 이 풍요로운 태산님은 분명 격렬하게 움직이시겠지만?

    "쿡쿡. 가격은 이쪽입니다."
    "...... 비싼데."

     S랭크 모험가로서 지금까지 모았던 돈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 버린다.
     일반 노예의 수천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아무리 귀족이라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잠시 망설여졌지만 .......

    "쿡쿡. 완전한 노예인 데다 젊고 미모도 뛰어나며, 교양도 있고 마력도 높은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 최상급 노예이니까요. 어떠신지?"

     다시 한번 소녀를 힐끗 쳐다본다.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두 개의 언덕...

    "사지 뭐. 가격 따위는 사소한 문제다. 이 아이에게는 이 아이에게만 있는, 흔들리지 않는 가치가 있으니까."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힘주어 말한다.

    "쿡쿡.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절차를 마치면 노예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 이른다.

     하는 일은 간단하다. 특수한 마법진 위에서 노예가 될 사람이 주인이 될 사람의 피를 삼킨다. 그 후 노예가 간단한 주문을 외운다.
     그것만으로 사람은 사람을 완전한 노예로 만들 수 있다. 노예는 모든 명령을 거역할 수 없게 되고, 주인은 절대적인 집행권을 갖게 된다.

     뭐, 어느 정도 마법을 잘한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이 노예계약의 술식이 너무 헛점투성이지만 .......
     조금만 궁리하면 노예 측에서도 여유 있게 해제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노예 측에서 풀기 쉬운 것까지 있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지금까지 무사히 노예제도가 유지되었을까 하는 느낌이다.

    "...... 피를."

     멋을 부려서 손목을 바람 마법으로 베어보니 꽤 피가 많이 쏟아져 나와서 아찔했다. 솔직히 엄청 아팠다. 멋 부리지 말았어야 했다.
     멜론 소녀는 쏟아져 내리는 내 피를 두 손으로 급히 퍼 올렸다.

     그것을 확인하고서 바로 회복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했다.
     멜론 소녀는 내 피를 입에 머금고는, 마법의 완성을 위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지금...... 지금 이 순간부터 내 목숨, 내 마음, 내 운명, 당신의 손에."

     소녀의 목덜미에 새 모양의 문양이 나타난다.
     이로써 노예 계약이 완료되었다.

     멜론 소녀는 그저 시키는 대로 노예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어리둥절해하고 있어서.
     아직 현실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말을 걸어도 '네'라든가 '알겠습니다'와 같은 단순한 대답밖에 하지 않는다.

    "...... 이 아이는 아직 노예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쿡쿡. 구매자를 찾지 못한 지 딱 반년 정도 되었을까요?"

     반년인가.
     그동안 어떻게 될지 모르는 환경에 있다가 갑자기 팔린 것이다.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 하지만 역시 ...... 정말 어마어마해......"

     멜론 소녀를 곁눈질하며 노예상을 떠난다.
     일단 적당히 옷이라도 사서 돌아가야겠다.
     왜냐면 이 멜론 사이즈에 내 옷은 절대 안 맞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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