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1. 그래서......나 따위가 좋아하게 되는 거야(5)
    2024년 04월 16일 02시 40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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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분명 망설임 없이 다른 사람에게 저주를 떠념겼을 것 같다.
     아니...... 같다가 아니지. 사실로 그랬다.

     나는 할로와 같은 마법은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할로는 사용할 수 있다. 할로는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있다. 그리고 할로는 가족에게는 언제나 빈틈투성이다.
     정말 할로의 미래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없애고 싶다면.
     나는 할로를 매혹의 마법으로 조종해서, 다시 한번 그 마법을 내게 사용하게 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불사의 저주를 다시 한 번 이 몸에 받고 ...... 그 후, 할로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할로는 다시는 불멸의 저주에 시달리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
     ...... 무섭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의 나날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죽을 수 없게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할로가 좋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면서도 ...... 정작 중요한 건 나 자신밖에 없는 것이다.

     언제건, 나는 나를 위해서만 살 수 있다.
     할로의 친절에 빠져서 계속 저주를 퍼붓고 있다. 그런 주제에 할로가 용서해 주니까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할로의 곁에 있다.
     정말 역겹다. 싫다. 정말 싫다 ...... 나 자신이 제일 싫다.

    "...... 그래도, 응. 후후, 그렇기 때문에 ...... 고마워, 리자. 모두에게 불사의 저주에 대해 이야기해 줘서."
    "뭐?"

     고마워? 방금 고맙다고 했어? 나한테?
     ...... 왜?

    "나 때문에 그 아이들이 모두 너와 멀어졌을지도 모르는데 ......? 그런데도 왜...... 나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거야?"
    "아니, 왜냐면 ...... 아까 리자도 말했잖아? 그런 가벼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불사의 저주 같은 걸 얘기하면 그 애들은 엄청나게 당황했을 거야. 나는 자기 일이라서 낙관적으로 봤지만 ...... 실제로는 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테고."
    "그야 당연하지...... 그보다 나는 불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할로에게 싫다고 할 정도로 말했는데, 왜 할로는 그렇게나 낙관적인 거냐고."
    "아하하...... 응. 사실 이번엔 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어. 애초에 불로불사 같은 건 수십 년을 함께 살다 보면 분명 들통날 거고 ...... 나중에 그런 중대한 일이 들통나면 더 큰일 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 고맙다?"
    "응. 모두를 위해 ...... 나를 위해, 중요한 일을 모두에게 알려줘서 고마워. 리자."

     ...... 뭐야 그게.
     모두를 위해? 할로를 위해?
     아니. 달라, 할로.
     사실은 전부 내 잘못인데. 내 탓인 걸 알면서도 ...... 왜 할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태어나지 않았다면 ...... 내가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았으면.
     할로가 나 대신 불사의 저주를 짊어질 필요가 없었는데.
     아무 걱정 없이 미래를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할로를 좋아하는 그 아이들도, 아무 거리낌 없이 할로와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내가 나밖에 모르는 쓰레기라서 할로에게도, 그 아이들에게도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고 .......

    "후후. 리자한테는 항상 도움만 받고 있네. 내가 아직 리자에게 마법을 배우던 시절에도, 리자는 항상 이렇게 나를 지켜봐 주고 신경 써 주었지.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라."
    "......"
    "...... 그래서 말인데, 리자. 사실 나, 예전부터 리자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게 있었어. 이런 말을 하면 리자가 화를 낼까 봐 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
    "...... 할로가 말하는 거라면 뭐든 화내지 않을 거야."
    "그래? 그럼 ......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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