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그래서......나 따위가 좋아하게 되는 거야(4)

 

　나 따위의 목숨을 이 세상에 남겨두기 위해 ...... 그것 하나만을 위해 도대체 얼마나 필사적으로 마법 연구와 수련에 매진했을까?

　예나 지금이나.
　나는 언제나 하로에게 민폐만 끼쳤을 뿐,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았다.

"...... 잠깐, 리자. 난 리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여러 일로 힘들지 않아."
"어 ......?"

　미안한 마음에 할로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는데, 문득 할로가 그런 말을 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자, 할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필리아를 만나기 전 ...... 내가 아직 미숙하고 위험할 때. 리자는 항상 내 곁에서 나를 지켜봐 주었잖아?"

　지금도 여전히 위험하긴 하지만 ...... 뭐, 상관없나.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가 전혀 외롭지 않았어. 리자와 더 많이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불사의 힘만 잘 어떻게 하면 안 될까 싶어서, 리자의 눈을 피해 몰래 열심히 노력해보기도 하고 ...... 후후. 조금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아서 즐거웠어."
"즐거웠다니 ......"
"리자를 죽이기 위해 노력하는 건 싫었으니까. 하지만 리자의 고통을 어떻게든 함께하기 위해서였다면, 얼마든지 노력해 볼 수 있었어. 그 하루하루가 조금도 힘들지 않았어."
"...... 결국 나는 너한테서 도망쳐 버렸잖아"
"하지만 이렇게 돌아와 주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내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

　할로는 역시, 너무 착하다.
　그래서......나 따위가 좋아하게 되는 거야.

"지금은 내 안에 있는 불사의 특성도 그래. 리자는 내가 필리아를 제자로 받아들인 것이 불멸의 저주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 딱히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한 건 아니야."
"그랬어 ......?　그럼 왜 할로는 왜 그 아이를 선택한 거야?"
"뭐!?　아, 음.......처, 첫눈에 반해서랄까......?"

　왜 의문형?　왠지 이상하게 행동이 수상하고 의심스럽지만 .......
　첫눈에 반했다니 .......
　설마 가슴이 컸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일 리도 없고 ...... 뭐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도 없지만.

"아무튼!　그런 식으로 불로불사에 대해선 아직은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 그렇게 오래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실감도 희박하고 말이야. 만약 리자가 저주 이야기를 해도 좋다고 했다면 ...... 음, 모두와 이야기하다가 나이 얘기가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네."
"아니...... 그런 가벼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불사의 저주 같은 걸 이야기하면 그 애들 마음은 엄청나게 당황했을 것 같은데......"
"아하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럴지도. 그 부분은 역시 내 생각이 너무 안이했나 봐 ......"

　할로는 멋쩍다는 듯이 뺨을 긁적였다.

"하지만 말이야, 리자. 다른 가족들한테는 말하지 않은 것 같지만, 리자라면 처음부터 눈치챘을 거 아냐?　내가 리자로부터 저주를 물려받은 것처럼, 나는 이 저주를 다른 사람에게도 물려줄 수 있다는 걸."

　...... 하아.
　왜 저렇게 불사의 저주를 가볍게 여길 수 있나 싶었는데, 그런 거였구나 .......

　언제든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괜찮다.
　계속 그렇게 생각하면서, 할로는 오늘까지 무덤덤하게 살아왔을 것이다.
　...... 막상 타인에게 저주를 떠넘기는 순간이 왔을 때, 자신에게 그런 잔인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서.

"정말 ...... 바보 같아."
"또 말해......?"

　말하겠어. 왜냐면 진짜인걸.

　...... 하지만.
　하지만 분명 나라면 ...... 만약 내가 할로와 마찬가지로 불사의 저주를 옮기는 마법을 쓸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