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9. 왠지...... 필리아짱의 냄새가 나(2)
    2024년 04월 15일 21시 00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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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건 분명 평소의 내가 아니었어! 뭔가 이상했어!
     왜냐면 그렇지 않다면, 그런 ...... 그런 ...... 으으으......

     ...... 그런 풋풋한 여자애 같은 반응...... 내가 할 리가 없는걸.......

    "다, 다음......! 다음에는 내가 주도권을 잡을 거야! 반드시 ......!"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나는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 다음이라고는 해도, 다음이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필리아와 둘이서만 있을 때는 몰라도, 지금은 시이나와 아모르, 리자도 있다.
     세 사람에게 들키지 않게 필리아와 다시 ...... 그, 야한 짓을 하는 건 솔직히 좀 힘들다.
     일부러 그런 짓을 한다고 선언할 수도 없고.
     그런 짓을 하면 그냥 변태일 뿐이다.

     흐트러진 잠옷에서 평범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는 방을 나섰다.

    "필리아는 ...... 부엌일까?"

     같은 침대에서 잤을 텐데, 일어났을 때 옆에 필리아가 없는 걸 보면 아마 아침식사를 차리고 있는 것 같다.
     어젯밤은 그, 많이 격렬했고 ...... 피곤해서인지 나는 평소보다 더 늦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부엌이 가까워지자, 내 예상대로 아침식사를 만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 자."

     부엌으로 가기 전에, 일단 몸단장을 하고 이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한다.
     ......조, 좋아, ...... 가자!

    "크흠! ...... 아, 안녕. 필리아."
    "아, 스승님 ...... 네, 저기 ...... 에, 에헤헤. 좋은 아침이에요......"

     모퉁이에서 슬쩍 얼굴을 내밀어 인사를 건네자, 마침 요리 중이던 필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수줍은 듯 볼을 붉게 물들이며 더듬거리는 말투로 대답하는 그녀를 보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문득 어젯밤의 장면이 떠올라서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떨쳐버렸다.

    "......"
    "......"

     ...... 으으.......
     뭐지...... 필리아가 이렇게 귀여웠었나......?
     아니, 물론 평소에도 필리아는 귀엽긴 하지만!
     왠지 예전보다 더 귀여워 보인다고 해야 하나 .......

    "......해버렸네요...... 우리......"

     볼을 붉히며, 왠지 모르게 요염한 목소리로 필리아가 수줍은 듯이 중얼거렸다.
     그 모습만 봐도 심장이 크게 뛰었지만, 나는 평정심을 회복하기 위해 헛기침을 하고서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해버렸......네."

     둘 다 뺨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나도 필리아도 흥분했던 어젯밤에는 여러모로 적극적이었지만 ...... 이렇게 차분해진 후 마주하니 무슨 말을 해도 쑥스러움이 앞서는 것 같다.
     왜냐 하면 나와 필리아는 하루 이틀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다.
     몇 달을 함께 살아온, 가족이나 다름없는 상대다.
     그런 친밀한 상대와, 바로 어젯밤 우리는 몸을 겹쳤다.

     의식하면 할수록 얼굴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소 무리해서라도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피, 필리아!"
    "하, 네!"
    "아, 아니, 그.......아, 아침식사는 좀 어때? 내가 도와줘야 할까 ......?"

     역시 왠지 모르게 부끄러움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평상시처럼 행동하려는 나의 노력에 필리아도 어색하게 대답한다.

    "네 ......그, 그렇네요. 아침 식사는 곧 다 만들 테니 스승님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 ...... 그, 미안해. 늦게 일어나서."
    "아, 아뇨! 원래는 제 잘못이니 스승님은 신경 쓰지 마세요! 스승님은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제가 너무 흥분해서 ...... 아!"
    "......"

     화제를 바꾸려던 것이 어젯밤의 일로 돌아와서, 필리아는 아차 싶어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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