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겹친다.
반쯤 강압적으로 다가왔던 반면, 의외로 그 키스는 부드러운 것이었다.
마치 깨진 물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입맞춤.
필리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누군가와 이렇게 입맞춤을 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는 아모르와. 두 번째는 시이나와.
하지만 필리아와의 그것은 두 사람과 나눈 것과는 달랐다.
쾌락과 쾌감으로 모든 것을 방탕하게 만들어 사로잡는 음탕한 아모르와도, 탐식하는 것처럼 있는 힘껏 마음을 주입하는 열정적인 시이나와도 다르다.
필리아와의 그것은, 맞닿는 입술과 혀를 통해 서로 섞여 녹아내리는 듯한, 교감하는 상대와 하나가 되는 감미로움의 맛이었다.
"푸핫 ...... 필리아 ......"
"에헤헤 ...... 키스, 해버렸어요. 스승님이랑 ......"
필리아의 뺨은 그 흥분을 표현하듯 붉게 달아올랐다.
"저, 계속 이렇게 하고 싶었어요 ......"
필리아는 감격스러워하며,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필리아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
그 사실에 내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사이, 필리아는 또다시 입술을 밀착시켰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키스를 나눈 채로 근처에 있던 침대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나를 그 가장자리에 앉게 한 것이다.
그리고 입술을 떼는 동시에 내 양손의 손목을 잡은 그녀는 나를 부드럽게 침대에 눕혔다.
"아 ...... 피, 필리아 ...... 이, 이대로 ...... 해버릴, 거야, ......?"
"안 돼요?"
"저기, 그 ...... 모, 목욕, 아직 안 해서 ...... 땀냄새, 날 수도, ......"
"후후, 괜찮아요. 스승님은 언제나 좋은 냄새가 나니까요."
"그, 그건 좀 부끄러운데 ......!"
내가 분명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필리아가 물러설 리가 없을 것 같다.
아까부터 계속 내 손목을 침대 위에 눌러놓은 채로, 평소답지 않게 강압적이다.
참을 수가 없다. 꼭 지금 스승님과 여기서 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까지 필리아를 순진하고 순수한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 의외로 처음부터, 필리아도 꽤 야한 아이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와 마찬가지로 계속 잘 보이려 노력했을 뿐.
"스승님이 정말 싫으면 강요는 안 해요.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
"...... 으, 으으 ......"
싫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 ...... 이, 이 자세는 ...... 어떻게 봐도 내가 당하는 쪽이 맞죠 ......?
이대로 필리아와 그런 일을 하는 흐름이 되면, 나는 분명 공격이 아니라 수세에 몰리게 될 것이다.
그게 싫어서 지금까지 내가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왔는데.
...... 그럴 터였는데.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을 만지고 싶다. 당신과 교제하고 싶다.
당신을 원해서 견딜 수 없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나를 요구하는 필리아를 보고 있으면 ...... 왠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것도 괜찮을까, 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 지, 지금만은! 지금만은, 이지만!
고, 공격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후후...... 자, 대답해 보세요. 스승님. 저, 스승님의 입으로 직접 대답을 듣고 싶어요."
...... 으으. 필리아는 짓궂다.
필리아라면, 내 반응으로 이미 답을 다 알고 있을 텐데.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 필리아가 듣고 싶다고 하면 .......
필리아가 ...... 나를, 원한다면.
"............괜찮, 아. 필리아라면...... 나를, 마음대로 해도......"
쥐어 짜내듯, 가늘고 작은 목소리.
하지만 그 한 마디가 필리아의 귀에 확실히 닿았는지, 그녀는 마치 봉인이 풀린 듯이 나를 덮쳐왔다.
"스승님 ......"
"...... 와줘, 필리아ㅡㅡ"
ㅡㅡ그날 밤은, 너무나 감미롭고 잊을 수 없는 긴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