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7. 아, 아으......저기......그, 그렇게 갑자기 많이, 말해도......(5)
    2024년 04월 14일 03시 43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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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세계라는 말 정도는 물어보면 그냥 대답하겠지만.
     먼저 물어보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들한테는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필리아가 말하는 비밀은 내 출신에 관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리자가 알고 있는 나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나에게, 필리아는 결심한 듯이 대답을 했다.

    "네. 스승님께서 리무자드 씨의 불사의 저주를 물려받았다는 것을요 ......"
    "뭐? ...... 아아, 그거구나."

     이해가 된 나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리자가 알고 있고 필리아 일행이 모르는 것이라면 그렇게 되겠네.

     납득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 나에게, 필리아는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확인을 ㄱ했다.

    "역시 ...... 사실인 거군요."
    "...... 맞아요. 리자가 필리아에게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야."

     리자는 아마 자신의 과거를 필리아에게 이야기한 것 같다.
     리자의 과거. 즉, 리자가 한때 불로불사의 저주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
     그녀는 그것 때문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왔다는 것.
     아니, 계속 살게 되었다. 아무리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저주의 힘에 의해.
     타인을 거부하기 쉬운 리자가 일부러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 준 것도, 그런 자신을 죽여줄 재능을 나에게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는 그녀에게 있던 저주를 내 안에 이식했다.

     아니, 이건 내 비밀이라고 해야 하나, 리자의 비밀이라고 해야 하나.
     리자의 지금까지의 삶의 근간과 관련된 것을 내가 함부로 말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전에 필리아에게 리자와의 만남을 이야기할 때도 그 부분은 애매모호하게 표현해 두었다.
     리자가 말해도 좋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특별히 숨길 이유가 없다.

    "왜...... 스승님은 왜 리무자드 씨로부터 저주를 이어받려고 하셨나요?"
    "음............ 리자를 안심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려나?"
    "안심......이요?"

     나는 눈을 감고 리자와 함께 지냈던 날들을 떠올렸다.
     아직 리자 안에 저주가 남아 있던 시절, 리자는 나에게도 엄격하게 대할 때가 많아서, 사이가 좋다고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말하지 못했다.

     동정이나 위로가 필요 없다. 누구의 간섭도 필요 없다. 누구의 이해 따위는 받고 싶지 않다.
     그렇게 세상의 모든 것을 거부하는 그녀는, 매우 외로워 보였다.

    "...... 필리아도 들었지? 리자는 저주 때문에 계속 혼자였어.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어. 누구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누군가와 연결되더라도 금방 끊어지고 다시 혼자가 되어버려. 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 리자는 무례하게 굴며 타인을 거부하는 공격적인 언행이 눈에 띄지만, 그것 역시 영원한 외로움을 견디기 위한 그녀 나름의 수단이었을 거야.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으면 잃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니까."
    "...... 그렇군요.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아마 리무자드 씨도 ...... 처음엔 분명 우리와 같았을 거예요. 힘들고 괴로웠을 텐데,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어서 ...... 누군가 도와줬으면 해서......"

     물론 리자에게 직접 이런 말을 해도, 리자는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리자는 그런 고집불통인 아이다.

    "리자는 자신을 끝장낼 존재를 찾아 나를 선택했어. 거절했어야 할 관계를 맺기까지 하면서. 그녀는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 그래도 역시 사실은 계속 불안했을 거야. 만약 이 아이가 자신을 죽일 수 없다면 ...... 애초에 이 저주를 어떻게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걸 인정하고 나면, 리자는 분명 더 이상 ......"
    "...... 그래서 그런 리무자드 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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