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7. 아, 아으......저기......그, 그렇게 갑자기 많이, 말해도......(7)
    2024년 04월 14일 03시 48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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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서, 설마, 아까부터 필리아가 우울해하던 것도 이런 이유였나 ......?
     내가 불사의 저주에 걸린 줄 알고 계속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는 건가 ......!

     그건 좀 ...... 위험한 것 같은데 ......?

    "나란히 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아요. 언젠가 반드시 스승님을 뛰어넘는 마술사가 되어 ...... 제가 스승님을 불사의 저주에서 해방시켜 드릴게요."

     더 이상 멈추지 않는다. 소중한 스승님을 반드시 내가 구해내겠다. 그런 결심을 드러내려는 듯, 필리아는 힘차게 선언한다.

     아, 확실히 스스로 의식한 적은 없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나는 자기희생적인 정신의 소유자가 되는 건가 .......
     아니, 하지만 내가 이렇게 저주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자, 잠깐만요, 필리아! 저기, 필리아는 아마 한 가지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착각이요?"
    "그래! 나는 이 저주가 고통스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왜냐면 이 저주에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기 때문이야!"
    "빠져나갈 구멍 ...... 이요?"

     이대로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든 나는, 필리아가 아직 눈치채지 못했을, 내가 낙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서둘러 전하기로 했다.

    "그거 말인데. 리자로부터 저주를 이어받았다고 했을 때 말했잖아?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옮길 수는 있다고. 그 말은, 다른 사람에게서 나에게로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나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길 수도 있다는 뜻이야."
    "아 ......"
    "물론 벌레 같은 것에 옮기는 건 불가능하지만 ......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 저주를 놓아버릴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이 저주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정말 고통스럽다면 ...... 누군가에게 떠넘기면 나만은 살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정말 못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필리아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필리아에게 나로 인해 신경을 쓰게 할 수 없고, 나조차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필리아에게 떠맡길 수는 없으니까.

    "...... 거짓말이에요."

     누군가에게 떠넘긴다니, 너무한 소리다. 그것도 나 말고는 전혀 대처가 불가능할 것 같은 흉악한 저주를.
     나로서는 필리아에게 혹독한 비난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필리아는 그런 나를 어찌 된 일인지 아주 다정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거, 거짓말이 아니야."
    "아니요, 거짓말입니다. 왜냐하면 스승님은 그런 일을 절대 할 수 없으니까요."
    "못 한다니 ...... 내 마법 실력은 필리아도 알고 있잖아? 나라면 그 정도야."
    "아니에요. 실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왜냐하면 스승님, 상상해 보세요. 지금 스승님 안에 있는 불멸의 저주 ...... 예를 들어 그것을 제 안에 옮기는 것을요."

     불멸의 저주를 필리아에게 옮긴다고?
     ...... 아니, 안 된다. 그럴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라면 언제든, 누구에게든 이 저주를 떠넘길 수 있다. 탈출구가 있기 때문에 고통 없이 저주를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리아는 다르다. 필리아에게 이 저주를 전가한다는 것은, 리자와 같은 고통을 그녀에게 주는 것과 같다.
     리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는 그녀의 제자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것을 필리아에게 떠넘기다니 .......

    "그럴 수 없어요. 분명 스승님도, 자기 안에 있는 저주를 누군가에게 옮기려고 할 때 ...... 그 생각을 몇 번이고 해 버릴 거예요."
    "앗 ...... 피, 필리아 ......"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도, 필리아는 마치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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