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7. 아, 아으......저기......그, 그렇게 갑자기 많이, 말해도......(1)
    2024년 04월 14일 03시 39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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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할로 씨. 오늘은 여러모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험가 길드 출입구 앞. 선명한 노을이 비추는 앞길의 한 구석에서 나는 모험가 길드의 접수원 첼시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왜 모험가 길드 안이 아닌 밖에서 접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지금은 이미 퇴근 시간이며, 나는 오늘 그녀와 같은 길드 직원으로서 함께 땀 흘려 일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내가 이번에 모험가 길드를 찾은 이유는, 아모르 사건에 대해 소파다와 앞으로의 대응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역시나 그 한 가지 일로 하루를 다 써버릴 만큼의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상담 자체는 오전 중에 일찍 끝났고, 그 대가의 일환으로서 임시 직원으로 모험가 길드를 위해 부려 먹혔던 것이다.

     뭐, 부려먹혔다고 하면 인상이 좀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 '아모르가 마음 놓고 밖에 나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고집을 부리며 힘을 빌려주고 있는 것은 나다.
     이 정도의 잡일이라면 대가로는 완전 싼 편이고, 용돈벌이로 가끔씩 직접 마도서를 쓰기도 하는 나에게 사무적인 일은 전혀 힘들지 않다.

     ...... 뭐, 무거운 서류 뭉치를 옮길 때 조금은 모험가답지 않은 무력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길드원들과 조금 친해질 수 있었으니,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생각하고 싶다.

    "응, 첼시도 수고했어. 오늘 낮에 꽤 많은 비가 내렸으니 갈때 조심하며 돌아가."
    "후후,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할로 씨도 다음부터는 이제 도와줄 수 없으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넘어지지 말라는 말은, 서류 뭉치를 옮길 때 있었던 일을 빗대는 인사일 것이다.
     열심히 달려가다가 뒤돌아보며 장난기 가득한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 그 미소에 반해버린 모험가들도 많을 것 같다.
     평소에 필리아들과 접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

    "...... 나도 돌아갈까."

     모험가 길드에서 발걸음을 돌려 혼자 집으로 향한다.

     오늘, 나는 리자가 집에 온 후 처음으로 그녀의 곁을 떠났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리자가 더 이상 필리아 일행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집으로 돌아갈 이유는 안 되어서, 나는 '오늘 다들 뭐 하고 지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리자는 모두랑 제대로 사이좋게 지냈을까~"

     리자는 그 성격 탓에 다른 사람에게는 퉁명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게까지 싫어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내다보고 있다.
     필리아와는 조금 험악한 느낌이지만, 이상하게 못되게 굴거나 하지도 않고. 오히려 필리아가 요리할 때 칼을 사용하는 등의 조금 위험한 행동을 할 때면, 팔이 닿을 뻔한 위치에 있던 컵을 마법으로 슬쩍 떼어내기도 한다.
     물론 리자는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며 필리아한테서 고개를 돌리며 그 사실을 숨겼지만. 나는 제대로 보고 있었어.

     아모르와의 관계는 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아모르 자신도 리자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강한지, 리자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인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리자 역시 다가오는 아모르를 내쫓지 않고, 귀찮아하지도 않는다. 인사에도 정상적으로 답하고 있다.
     리자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그렇게 친근하게 대하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의외로 반갑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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