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것은, 마을에서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의 모습.
다른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동경의 감정이 내 마음을 태웠습니다.
나도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 저렇게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손을 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바라보던 것은, 낯선 남자.
가끔 마을에서 볼 때마다 항상 다른 남자와 함께 걷고 있었고, 황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엄마의 시선은 언제나 옆에 서 있는 그 남자에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나는 엄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어딘가 멀리, 가면 안 되는 곳에 있다는 것만은 어린 마음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리 엄마가 못된 사람이라며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외톨이인 저를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엄마 대신 여러 가지를 챙겨주었습니다.
내가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고, 딸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마을 사람들이 저를 위해 공부 도구를 빌려주기도 했기 때문이죠.
어쩌면 이대로 엄마와 헤어져 사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길을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마을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도, 나는 엄마와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
행복한 가족에 대한 동경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어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을 때마다 환상 같은 광경이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작고 어린 내가, 엄마의 다정한 품에 안겨 있는 꿈.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은 자비로 가득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사랑받았던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런 행복한 꿈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마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엄마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고요.
내가 막 태어났을 때는 엄마도 나를 제대로 사랑했고, 아빠와 둘이서 육아 공부도 많이 했대요.
하지만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아버지였던 사람이 강도에게 살해당한 후, 엄마는 변해버렸대요.
더 이상 어디에도 없는 남편의 그림자를 찾는 것처럼 여러 남자와 살을 맞대게 되었대요.
엄마는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무책임하게 양육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단 하나뿐인 딸을 노예상에게 팔아넘겼으니까요.
구제불능, 천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입니다.
...... 하지만, 만약에.
만약 우리 아버지가 도적의 습격을 당하지 않고 지금도 살아계셨다면.
나와 어머니도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꿈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던 엄마가 내가 태어났을 때 지어주셨던 그 미소였다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빠와 함께, 셋이서 언젠가 꿈에 그리던 가족처럼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니면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었을지도요.
스승님이 나를 구해준 것처럼, 나도 엄마를 구할 수 있을지도 .......
내가 바라본 것은 늘 다른 가족이었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을 동경했고, 그렇게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거꾸로 말하자면, 엄마를 보지 않은 것과 같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는 엄마가 진정으로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저 나처럼 혼자서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 강요하듯, 이기적으로, 사랑해 주길 바랐을 뿐.
모르는 남자와 함께 걷고 있던 엄마가 보고 있던 것이, 사실은 옆에 서 있는 그 남자가 아니라 ...... 돌아가신 아빠의 모습이라는, 그런 간단한 것도 깨닫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