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 이렇게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어했었구나(6)2024년 04월 13일 18시 29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부탁받았기 때문이야.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늦던가 빠른가의 차이일 뿐이니까."
"늦던가, 빠른가 ......? 정말 ...... 진심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차라리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거 아냐? 빠르면 빠를수록 더 이상 고생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 마을 사람들에게도 그쪽이 더 행복하지 않겠어?"
어차피 산다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죽으면 고통스럽지 않다. 슬프지 않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을, 싫다고 생각할 일도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다.
"당신은 ...... 당신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태연히 말할 수 있는 당신은 ......"
"당연하잖아. 나는 너희들과 달라. 이단이야. 태어났을 때부터."
"아니요, 예전에는 같았을 거예요. 비록 지금은 왜곡되어 있을지라도, 당신에게는 마을 사람들의 행복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죠 ...... 당신 자신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
"부디 기억해 주세요. 누군가의 행복을 생각할 수 있다면, 당신도 있었겠죠.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누군가가 ...... 함께 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그 마음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도 분명 다시 한번ㅡㅡ"
닥쳐.
시끄러워. 우울하단 말야.
내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생각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싫다. 싫다. 전부, 싫다.
먹는 것이 싫다. 지금 살아 있는 녀석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잠자는 게 싫다.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새소리를 들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 눈앞에 펼쳐진 눈부신 풍경을 모두 부수고 싶어 진다.
숨 쉬는 것이 싫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 지금 당장 목을 베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왜? 어째서?
갓 태어난 아기처럼 몇 번이고 마음이 외친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살아가야 해?
죽고 싶은데 죽지 못한다. 끝내고 싶은데 끝낼 수 없다.
이단이라서. 저주를 받았으니까.
머리를 뭉개고 내장을 다 뽑아내든, 몸을 갈기갈기 찢어내든, 사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 아이를 잊어버렸기 때문에? 그 아이를 만났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기 때문에?
이럴 바에는 .......
...... 이럴 바에는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빌어먹을 ......조금만. 조금만 남았는데 ......"
죽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한 끝에 도달한 결론은, 마도를 익히는 것이었다.
마법과 가장 친숙한 요정이라는 종족으로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마 이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마법의 재능이 거의 없었다.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녀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숙련도와 지식은 있다.
요정의 종족으로서의 약점도 이미 극복했고, 마법의 출력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다.
불사의 저주를 역이용해 무한한 생명력을 거대한 마력으로 변환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그것뿐이다.
마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나의 발걸음은 걸음마 수준이었다.
그래도 시간만은 많았기에 오천 년 동안 연구를 계속해 왔지만, 그마저도 결국 막혀 버렸다.
뭔가 벽이 있다. 지식이나 숙련도, 출력만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이 벽을 넘을 수 있다면 불사의 저주까지도 간섭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수천 년 동안 연구해 온 나는 싫어도 이해할 수 있다.728x90'판타지 > 야한 짓을 하기 위해 거유미소녀노예를 샀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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