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필리아를 대하는 리자의 태도로 미루어 볼 때, 리자는 나쁜 말을 들을 줄 알았나 보다.
예상외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지, 감사 인사를 하는 필리아가 오히려 당황스러워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었다.
리자는 일만 년 이상 마도를 연마해 온 인물이다.
그 방약무인한 성격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마법을 마주해 왔다.
불사의 저주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서 피를 토할 만큼의 노력을 쌓아 왔고, 탐욕스럽게 마도의 진수를 추구해 왔다.
그야말로 만 년이 넘는 시간, 즉 영원과도 같은 시간 동안을.
그래서 리자는 마법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언제나 정당한 평가를 내린다.
좋으면 좋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나쁘면 나쁘다고 거침없이 지적한다.
눈에 보이는 마법을 필요 이상으로 깎아내리지도 않고, 편애해서 쓸데없이 칭찬하지도 않는다.
이 점 또한 마법이 필리아와 리자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덧붙여 말하자면, 리자는 마법을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는 나보다 훨씬 더 잘한다.
단순한 마법력으로 따지자면 불사의 저주에 간섭한 내가 이미 우위에 있겠지만, 나보다 더 많은 재능 있는 마법사를 배출한 리자의 경험과 실적은 진짜다.
그렇기 때문에.
"하지만 ...... 어차피 지금의 너는 배운 대로의 마법만 쓰고 있을 뿐이잖아. 지금의 너는 마법사이긴 하지만 마술사는 아니야."
그래서 리자라면, 필리아에게 나보다 더 핵심을 꿰뚫는 조언과 효율적인 마법력 단련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마술사가 아니라고요 ......?"
필리아는 리자가 마법 평가에 이어 덧붙인 말에, 눈을 깜빡거리며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음......마법사와 마술사는 부르는 방법만 다를 뿐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 아닌가요?"
"어? 무슨 말을 ...... 아, 너는 최근에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었지. 흠. 뭐, 일반인의 인식으로는 그렇겠네."
"음...... 확실히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이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스승님과 같은 마술사예요.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
"하아. 그러니까 지금 너는 마술사가 아니라고."
뺨을 부풀리며 반박하는 필리아에게, 리자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 둘 다. 사이좋게, 사이좋게 지내자 ......?
"잘 들어? 마법사와 마술사의 차이는, 마법을 수단으로 삼느냐, 목적으로 삼느냐에 있어. 간단히 말해서 그 부분이야."
질문에 답하는 선생님처럼, 리자가 필리아에게 설명한다.
"목적과, 수단?"
"마법사는 이름 그대로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 싸움이나 일처럼, 마법을 그런 것의 수단과 도구로 사용하는 녀석들을 말해."
"그렇군요...... 그럼 마술사는요?"
"마술사는 마법의 전문가야. 마술사에게 마법은 단순한 수단으로 끝나지 않아. 마법의 법칙을 파악하고 원리를 이해하여 기존의 마법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내거나 ...... 그런 식으로 마법이라는 도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자가 마술사라구."
리자가 손가락을 한 개, 두 개 세우며 설명하자, 필리아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마술사는 마술사이자 마법사이기도 해. 할로도 전투할 때 마법을 사용하지만, 스스로 마법을 개발하기도 하잖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너는 달라. 넌 마법사이긴 하지만 마술사는 아니야."
"그건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의 저는 결국 스승님께 배운 그대로의 마법을 사용하고 있을 뿐, 마법의 이론 등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지 않으니까요 ......"
"흐음. 네 말대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도 있겠지. 네가 단지 수단으로 마법을 행사하는 마법사가 아니라 할로와 같은 마술사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처럼 무작정 마법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안 돼. 너는 마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너 자신의 인식을 바꿔야만 해. 책을 읽어서 아는 지식이 아니라, 실감을 동반한 경험을 쌓아가는 식으로."
"......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