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가 큰소리를 내며 책상 가장자리에서 뛰어오르더니, 힘차게 내 턱을 아래에서 위로 쳐올려서 억지로 입을 틀어막았다. 혀를 씹고 말아서 정말 아프다.
이렇게 화나면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물리적으로 밀어붙이는 느낌 ...... 그립네 .......
먹기 직전에 감자를 잘게 썰거나, 흙먼지를 들이마셔 기침을 하게 되었을 때 괜찮다고 대답했더니 두 시간 정도 건강검진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
사람이 어느 정도면 죽는지 전혀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그녀는, 나에 대해 정말 과보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어느 사이엔가 혀가 회복 마법으로 치료되어서 전혀 아프지 않다. 아마 리자가 내 반응을 보고 서둘러 걸어준 것 같다.
윤리의식은 좀 엉뚱하지만, 이렇게 사실은 남을 잘 챙길 줄 아는 착한 아이인 것 같네요. 네.
...... 윤리의식이 엉망인데 착한 아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심히 의문이지만.
리자의 말대로, 입을 조금 체크하며 그녀가 말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자 미묘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신음하던 리자가, 한숨을 한 번 내쉬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일단 ......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건 약속을 어겼다는 건데 ...... 왜 할로는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어?"
"왜냐고 해도 ......"
나는 리자가 왜 그렇게 의아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실제로 내가 약속을 어겼잖아? 너를 끝장내겠다고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했으니까."
"으음....... ......? 아니, 할로는 내 안에서 저주의 힘을 제대로 제거해 주었잖아? 약속, 제대로 이행해 줬는데?"
"......? 글쎄, 확실히 저주 쪽은 어떻게든 했지만 ...... 내가 리자와 맺은 약속은 리자의 목숨을 끝장내겠다는 것이었잖아. 그건 지키지 못했으니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거지."
"왜 그렇게 돼!? 처음 만났을 때야 할로의 손으로 나를 죽이라는 것처럼 말했지만 ...... 생사보다 불멸의 저주를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건 내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줬으니 당연히 알 수 있잖아? 왜 그래놓고서 약속을 못 지켰다고 판단하는 거야 ......"
"...... 어............. 그 말은 ...... 혹시 나는 리자의 소원을 제대로 들어줬던 거야?"
"응. 뭐, 확실히 처음 생각했던 형태와는 달랐지만 ...... 하로는 내 소원을 제대로 들어주었어. 나는 계속 냉랭하게 대했을 텐데 ...... 그런 나를 정말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
아니, 그렇게 냉랭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
그래, 정말 과보호였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만약을 대비해 하루 12시간은 자라고 했을 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물론 열심히 설득했지만.
식단도 영양이 편중되지 않게 균형 잡힌 식사를 해줬고. 계속 숲 속에 있었을 텐데도 엄청 건강하게 생활한 것 같네.
"음...... 아니, 그럼 리자는 왜 내 앞에서 사라졌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어딘가로 ...... 그건 죽고 싶었던 네 소원을 들어주려고 하지도 않고 모욕하는 것처럼 함께 있고 싶다는 이기적인 말을 한 나를 포기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서 ......"
"그러니까 왜 그렇게 되는 거야!? 그야 나는 할로 앞에서 사라져 버렸지만 ...... 그건 할로 탓이 아니라 전부 내 탓이야 ...... 내가, 너와......"
"......? 미안, 리자, 잘 못 들었어. 한 번 더 말해줘도 될까?"